‘우리아이 119’…알고 있으면 도움 되는 소아 응급상황과 대처법

어린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르게 아픈 증상과 부위정도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프면 울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에게 나타나는 발열과 피부발진복통 등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 자칫 응급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어 잘 구분해야 한다.

의학적 지식이 없으면 어린 아이의 증상을 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소아에게 흔한 응급 증상과 처치 방법을 평소에 알아두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이유다.

지속적인 분수토는 질병 가능성구토 땐 바로 눕혀선 안돼

구토는 소아들에게 흔한 증상이다. 소화기관이 덜 발달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식사 후 등을 두드려 트림을 시키고 지켜보면 괜찮아진다. 이에 비해 구토가 심하고 탈수가 동반됐다면 병원 응급실을 가는 게 좋다. 구토증세가 있는 소아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처져서 힘들어한다면 탈수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수를 뿜듯 왈칵 쏟아내는 분수토는 한 번은 괜찮지만 지속반복적이면 질병 때문일 수 있다. 또 토물이 짙은 초록색이면 담즙이 섞인 구토이기 때문에 십이지장 폐쇄를 의심해봐야 한다. 토물은 기도를 막을 수 있고, 막지 않았더라도 폐로 들어가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토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물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다. 토하면서 아기 얼굴색이 파래지고 사레 걸린 기침을 하면 즉시 병원을 가야 한다.

◆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탈수…소량씩 음식물 섭취해야

탈수는 성인에게도 위험하다. 체내 수분량이 성인보다 더 적은 소아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 탈수는 보통 장염으로 구토설사로 인해 생긴다. 탈수 증상이 있으면 수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물을 소량씩 자주 먹여야 한다. 탈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이온 음료도 도움이 된다. 음식물을 소량씩 먹이고, 아이가 구토하지 않고 어느 정도 안정되면 음식물 섭취량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좋다. 안정이 됐다면 추후 병원을 방문해도 괜찮다.

아이의 발 혹은 손끝을 꾹 눌렀을 때 하얗게 됐다가 다시 붉어지는 모세혈관충혈시간으로 탈수 정도를 확인해볼 수 있다. 보통 정상은 2초 이내에 다시 붉어지지만, 탈수가 심한 아이들은 2초가 지나도 다시 붉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탈수가 심하면 아이가 축 처지고, 입이 마르고 건조해진다. 체중도 줄어들 수 있다. 이때는 응급실을 방문해 수액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구토와 설사가 지속되면 세균성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바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열성 경련, 5분 이상 이어지고 호흡곤란 동반하면 적신호

열성 경련은 열과 전신 경련이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다. 뇌에 다른 이상이 없으면서 열이 심해 경련을 일으킨다. 체온이 갑자기 올라갈 때 주로 생긴다. 보통 6개월~5세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경련과 함께 온몸이 경직되고, 눈이 위로 돌아가는 증상을 보이며 대부분 5분 이내 멈춘다.

경련이 시작되면 옷을 벗겨 시원하게 해준다. 다치지 않도록 주위 위험한 물건을 치워주는 것이 좋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 동반된 경련이면 반드시 병원 응급실을 가야 한다. 경련이 있을 때 손발을 꽉 잡지 말고 경련이 나타나는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어 의료진에게 보여주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경련 중에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호흡곤란을 막아야 한다. 음식을 먹다가 경련이 나타나면 음식물을 입에서 빼서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경련 중 입이나 혀를 깨물까 염려돼 입안에 숟가락 등을 물리면 오히려 상처를 낼 수 있어 위험하다.

호흡곤란, ‘꺽꺽쌕쌕의 차이 구분해야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상기도가 좁아져 꺽꺽 소리를 내면서 들숨이 안 쉬어지는 폐쇄성 후두염과 하기도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 등이 있다.

폐쇄성 후두염은 발병 후 이틀 정도는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밤에 목이 쉰다. 밤 또는 새벽에 컹컹거리는 기침 소리를 낸다. 이때는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차가운 증기를 쐬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호흡곤란이 심하고 청색증(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피부 및 점막이 암청색을 띠는 상태)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천식은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알고 있는 경우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먼지진드기에는 환기와 위생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꽃가루황사가 악화 요인일 때는 실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고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은 들숨이 잘 안될 때보다 숨을 얕게 쉬면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시간 지나면 심하게 울며 보채고 수유를 못하게 된다. 호흡곤란이 이어지면 체내 이산화탄소 수치가 올라가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떼굴떼굴 구르고 잠에서 깰 정도의 복통 위험해

아이가 복통을 호소한다고 즉시 응급실을 갈 필요는 없다. 복통은 스트레스불안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거나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는 발작경련성 복통은 주의해야 한다. 또 체중이 감소하며 열이 동반되고, 혈변설사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 복통 응급상황 가운데서 장중첩증이 흔하다. 생후 5~10개월에 가장 많이 생기고, 3세 이전에 많이 나타난다. 장중첩증은 소장 일부가 접혀 장 안쪽으로 들어가는 질환이다. 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장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욱 과장은 아이들은 아파도 자기 의사를 쉽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도 질병의 원인을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초기 증상들을 놓치지 않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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