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256쪽/도서출판 코리아닷컴/14,500원

잠의 신비를 현대의학도 다 밝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잠은 거의 모든 신체적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잠을 자는 동안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간다. 면역기능이 강화되고, 대사과정이 조절된다. 우리 몸은 수면을 통해 회복 과정을 거친다.

잠은 감정을 다스리는 데 있어도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특별히 정신질환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어 정신질환의 발생과 치료와 경과에 있어 수면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성인의 대략 10%가 만성불면증을 겪고 있고, 일과성의 불면증을 겪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전체 성인 인구의 약 25%가 불면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잠이 부족하면 신경정신계 질환을 포함해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암 등의 위험을 높인다.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생명체는 지구 자전에 따라 하루를 주기로 생활 리듬을 만드는 일주기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생체시계는 수면을 포함해 호르몬심박수혈압 등 일정한 주기에 따라 반복적인 패턴으로 나타나는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드는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하는 일주기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세포에는 신체 기능을 마치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24시간 주기로 작동시키는 일주기 생체시계유전자들이 존재한다.

유전자들이 서로 맞물려 상호작용하면서 우리 몸은 대략 24시간을 주기로 생체리듬을 만들게 된다. 우리가 매일 안정적으로 잠을 자려면 일주기 리듬에 따라 움직여야 규칙적으로 잠들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받음으로써 생체시계 스위치에 ‘On’을 켜는 것은 곧 밤에 숙면을 취하겠다는 예약버튼을 누르는 것과도 같다. 일주기 생체리듬에 따라 우리 일상의 리듬을 맞춘다면 행복한 잠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지켜나갈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잠빚(sleep debt)’을 지고 있다고 표현한다. 금전적인 빚이 쌓이면 파산으로 이어지듯, 잠빚도 쌓이면 결국 건강상의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블루를 호소한다. 그 어느 때보다 생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요즘, 수면정신의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고장 난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바로잡는 간단하지만 아주 중요한 기술을 알려준다.

생체시계가 고장나면 수면 리듬도 깨진다. 수면 의학의 권위자인 저자는 수면 리듬이 깨져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고장난 생체시계를 리셋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 소개된 간단한 습관으로 생체시계 바늘을 다시 돌릴 수 있다.

만성불면증 치료방법과 함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병 등 수면장애를 가져오는 다양한 증상에 대해 설명한다. 최적의 침실 온도조명 등 숙면을 위한 조건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알려준다. 또 카페인알코올야식 등 잠을 방해하는 요인들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도 함께 밝힌다. 이 책은 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저자 이헌정 교수는 현재 고대안암병원 수면센터장이면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수면이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하고, 특히 감정을 다스리는데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 후 정신의학 중에서도 수면의학과 우울-조울증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일주기 생체리듬 불균형으로 인한 불면부터 우울조울증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매일 만나며 몸 안 생체시계의 비밀을 알아야 수면제를 끊고 잠과 감정을 조절하는 근원적인 생체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한수면의학회 이사장, 고려대학교 시간생물학연구소 소장, 세계조울병학회 한국지회 회장, 국제학술지 'Chronobiology in Medicine'의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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