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화력 발전소 등에서 연료를 연소시킬 때 나오는 이산화질소(NO2)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대기오염이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학설이 최근 제기돼 온 상황에서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와 파킨슨병의 상관관계를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입증해낸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 코호트 자료(2002년~2015년를 바탕으로 서울 거주 및 파킨슨병 발병 이력이 없는 40세 이상 성인 8만여 명을 추려 대기오염 노출과 파킨슨병 신규 발생을 최장 9년간 추적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그 결과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25% 성인의 경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적은 하위 25% 성인보다 41%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서울에 거주하며 파킨슨병 발병 이력이 없는 40세 이상 성인 78,830명을 추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들의 대기오염 노출과 신규 파킨슨병 발생을 각각 추적했다. 

분석 대상 대기오염물질은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PM10, PM2.5), 오존(O3), 이산화황(SO2), 일산화탄소(CO) 6가지였다. 장기간 대기오염 노출을 평가하기 위해 25개구 5년 평균 대기오염물질 노출 수치를 따로 산정했다.

연구 결과, 추적 기간 동안 파킨슨병을 새롭게 진단 받은 사람은 총 338명이었다.

이산화질소는 내연기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로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일수록 대기 중에 많이 섞여 있다. 

특히 서울은 세계 80개 주요 대도시 중 이산화탄소 대비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세 번째로 높으며, 경제 규모가 비슷한 런던, 시카고 등 선진국 대도시보다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최대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정선주 교수는 “국내 인구를 기반으로 이산화질소와 파킨슨병 발생의 연관성이 처음 확인된 만큼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환경 정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가 공식 발간하는 신경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자마 뉴롤로지(JAMA Neurology, 피인용지수 13.608)’에 게재되었으며 ‘이달의 저널(Article of the Month)’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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