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동 두 얼굴을 가진 하이힐…교정기가 아니라 병원 가야

여성들에게 하이힐은 천사와 악동의 두 얼굴을 가진 매력적인 패션 아이템이다. 먼저 천사다. 신발 자체도 운동화 같은 평범한 신발보다 세련되고 예쁘다. 거기에 몸매 보정 효과도 있다. 하이힐을 신으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기운다. 이때 하이힐을 신으면 허리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펴는 자세가 된다. 자연스럽게 몸매가 더 잘 드러난다.

아름다움 뒤에 말 못할 고통이 따르는 악동이 숨어있다. 하이힐은 기본적으로 불편한 신발이다. 발볼이 좁고 굽은 높다. 하이힐을 처음 신으면 다리가 예뻐 보이지만 장기간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있으면 부종이 생긴다. 근육에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다리는 더 굵어질 수 있다.

하이힐을 신어서 가장 많이 손상되는 부위는 발가락이다. 좁은 하이힐 앞쪽에 발가락을 억지로 욱여넣다 보면 엄지발가락이 구부러진다. 이 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면 엄지발가락이 돌출되는 무지외반증이 생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질환이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억지로 신다가 생긴다.

단순히 휘어지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다른 발허리뼈에 체중이 가해져 발바닥 통증이 생긴다. 엄지발가락이 아닌 둘째셋째 발가락에 하중이 실리면서 발가락과 발목 관절이 붓고 발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허리나 다른 부위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무지외반증은 외관상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약간의 통증을 감내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통증이 더 심해지고 발가락에 변화가 생기면 걱정스런 마음에 인터넷 검색으로 관련 정보를 알아본다.

이때 페이스북 등 SNS에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교정기가 광고로 뜬다. 자신이 검색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리타겟광고라고 한다. 병원에 가는 게 부담스런 환자는 교정기를 구매하고 곧바로 후회한다. SNS를 통해 무지외반증 치료기로 팔리는 무지외반증 교정기는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보조기구다.

이와 관련,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이 교정기로 아무런 효과도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뼈가 휘어진 중증 무지외반증 환자는 수술이 필요한데 교정기만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휘어서 서로 붙어있는 발가락을 떼어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세건우병원 이호진(정형외과 족부전문의) 원장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무지외반증 교정기들은 한마디로 말해 효과가 없다무지외반증을 방치하면 걸음걸이 뿐만 아니라 허리무릎골반 건강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교정기보다 중요한 병원을 찾아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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