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섬유화‧간기능 부전 나타나…카사이 수술 후 경과 나쁘면 간이식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주 5화에서는 건강이 악화된 익순(곽선영 분)이가 급하게 귀국한 내용이 그려졌다. 간수치가 300이 넘고 담관염이 심해진 익순은 간경변증까지 이어진 상태였다.

여동생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 익준(조정석 분)의 자상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극중 익순은 어릴 때 담도폐쇄증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담도폐쇄증은 간 바깥쪽에 있는 담도가 태아기부터 서서히 폐쇄돼 가는 질환이다. 신생아 황달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간섬유화와 간경화간기능 부전 등으로 생후 2세 이전에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tvN슬기로운 의사생활 2 익순과 익준이가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tvN슬기로운 의사생활 2 익순과 익준이가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생아 담도폐쇄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돼 있지 않다. 하지만 자가면역성 질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규명되지 못한 원인으로 세포면역기전이 담도 상피세포를 공격해 담도가 파괴되면서 염증을 유발, 간문맥 주위의 섬유화를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담도 내 결석이나 담관조양 등이 손에 꼽힌다. 신생아 담도폐쇄증은 태아기부터 아기 담도 자체가 제대로 형성이 안 되는 질환이다. 이에 비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담관 결석이나 담관 종양은 대개 정상적으로 형성돼 담도에서 생긴다. 담도 내강을 서서히 폐쇄시킨다.

대개 카사이 수술을 시행한다. 이는 섬유화돼 제 기능을 못하는 간 바깥쪽 담도를 제거하고 간과 소장을 바로 연결해 담즙이 장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수술법이다. 카사이 수술 후에도 경과가 좋지 않아 황달이 지속되거나 간 기능이 계속 나빠지면 간이식을 한다.

담도폐쇄증 뿐만 아니라 신생아 수술은 성인보다 어렵다. 소아의 장기구조물들이 성인에 비해 크기가 작아 매우 정교한 술기를 요구한다. 작은 움직임에도 의도치 않게 주위 장기의 손상이 유발할 가능성이 성인에 비해 높다.

특히 소아 담도폐쇄증 수술은 환자의 연령이 낮고, 수술 부위에 중요한 혈관이 위치하고 있어 혈관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술기를 요구한다.

카사이 수술의 성적을 보면 약 50~80%의 환자가 10년 이상 간이식 수술 없이 양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생존 환자의 약 70%에서 지속적인 간섬유화 등의 간 손상이 반복되는 담관염이 생길 수 있다. 간섬유화로 정맥류 출혈과 복수간성 뇌질환 성장장애가 발생하거나 난치성 담관염이 지속면 간이식이 필요하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외과 한지원 교수는 극중 익순은 카사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익순의 경우 간이식 없이 성인까지 잘 성장한 케이스라며 하지만 담관염과 간경화는 계속해서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인 영상검사 및 혈액검사를 진행해야 하고, 만약 간섬유화의 징후가 보인다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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