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낮 기온이 30℃를 웃돌며 무더위와 함께 자외선이 작렬한다. 강한 자외선은 우리 눈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준다.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미 가지고 있는 백내장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완치가 어려운 황반변성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눈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는다.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섬유조직이 자라 각막을 덮어 시력에 영향을 주는 군날개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자외선이 눈 속으로 침투하면 수정체와 망막을 손상시킨다.

백내장은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이다. 노화‧유전‧외상‧당뇨 같은 기저질환 등 원인은 다양하다. 이 가운데 백내장을 일으키는 대표 외부요인이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이 눈 속에 활성산소를 생성해 몸의 산화 균형을 깨뜨린다. 이에 따라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되어 수정체가 변하여 백내장이 진행된다.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의 위치‧정도‧범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혼탁이 동공 부위나 후극부에 있으면 밝은 곳에서 불편하고, 근거리 시력이 떨어진다. 어두운 곳이나 야간에는 시력이 좋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 초기 수정체 혼탁은 시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 불편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다 진행되면서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지면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 부분적으로 혼탁해지면 한쪽 눈으로 볼 때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백내장에 걸리면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수술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을 때, 또는 백내장으로 녹내장‧ 포도막염 등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면 한다.

자외선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야외활동할 때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색이 짙은 렌즈가 자외선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색의 종류와 짙고 옅음은 차단율과 관계가 없다. 색이 짙고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오히려 동공을 확장시켜 눈에 들어가는 자외선 양이 많아진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는 UVB 99%, UVA 50% 이상 차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경원에서 검사를 통해 선글라스의 자외선 투과율을 정확한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선글라스를 사용할 때는 눈을 충분히 가리는 크기를 선택한다. 또 렌즈 색과 도포 상태, 흠집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권영아 센터장은 “강한 자외선을 오래 쬐는 것은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다면 백내장 진행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며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눈을 잘 보호하고, 백내장 환자는 선글라스 선택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