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비샘 기능 떨어지는 자가면역질환…입‧눈‧피부 건조해지는 대표 증상

전업주부 최모(48)씨는 평소 여름에도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가렵다. 눈은 뻑뻑하고, 눈이 시려 밖에서는 눈을 뜨는 것도 힘이 들었다. 입은 바짝바짝 마른 느낌으로 타는 듯한 갈증에 물병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한다. 참고 생활하던 최 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이름도 생소한 쇼그렌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이나 눈물샘 등 외분비샘에 림프구라는 염증 세포가 많이 몰려들면서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 분비샘의 분비 기능을 떨어뜨리는 만성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의 대표 증상은 안구건조증과 구강건조증이다. 눈에 모래가 낀 듯한 불편감, 잦은 충혈과 광과민성, 물기 없이 마른 음식을 먹기 힘들고 오래 말하기 힘들 정도의 건조함, 잦은 충치나 구강 내 감염 등이 있다.

질 건조증으로 인한 성교통이 생긴다. 피부 건조증과 코건조증, 기관지 건조증으로 마른 기침과 목소리 변화 등도 생긴다. 귀앞이나 턱밑 침샘이 붓는 증상과 관절통전신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건조 증상 외에도 관절염피부발진폐질환신장질환림프종 등이 함께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은 중년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환자의 30%는 다른 류마티스 질환이 동반된다. 아직 뚜렷이 밝혀진 원인은 없다. 유전적 소인, 여성호르몬, 환경적 요인, 미생물 등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인 예방법도 없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침과 눈물의 분비량, 각막 손상 정도, 혈액검사, 침샘과 눈물샘 초음파, 침샘 조직검사 등을 시행한다.

쇼그렌증후군에 아직 완치법은 없지만 안구건조증이나 구강건조증에 대해서는 부교감신경흥분제나 인공눈물, 인공타액을 사용한다. 구강건조증에 대해서는 구강 위생에 주의하고, 2회 이상 치과 검진을 받아 구강 내 질환을 바로바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해림 교수는 무설탕껌 등으로 침샘을 자극해 침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심장 등을 침범하는 심각한 전신 합병증이 나타나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임파선 비대증이 지속되면 림프종 검사로 적절한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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