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우고 싶은 뇌/264쪽/예담/12,000원
한국의 이혼율은 증가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에 올라서기조차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 인구는 30만4,900쌍으로 2002년 30만6,600건보다 0.6% 줄었다. 이에 비해 이혼 인구는 16만7,100쌍으로 15.0% 증가했다.
이혼의 사유는 다양했다. 성격 차이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혼한 많은 부부에게도 한때 열렬히 사랑에 빠졌을 때가 있을 것이다. 왜 그들은 헤어짐을 결심했을까?
이 책 《바람피우고 싶은 뇌》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복잡 미묘한 남녀의 차이점을 의학적 실험과 다양한 통계 자료를 곁들여 풀어쓴 과학 에세이다.
특히 ‘바람기의 원인’과 ‘남자들이 글래머를 좋아하는 이유’, ‘여자들이 질투하는 이유’, ‘여자들이 키 큰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연하남을 만나는 비법’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낸 도발적인 연애학이다.
인류의 오랜 화두는 여전히 사랑이다. 남녀관계를 소재로 드라마‧영화‧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전히 사랑은 조명받고 있다.
저자는 바람피우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 과학자답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바람기를 막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한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래리 영 박사팀의 연구 논문을 인용해 야생 들쥐인 프레리 들쥐와 목초지 들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바소프레신’의 부족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 점에 착안해서 바람기 많은 목초지 들쥐에게 주사하자 정절을 지키는 이상적인 남편 쥐로 돌변했다는 점을 제시한다.
《바람피우고 싶은 뇌》는 인간의 신비에 생물학이 어떤 답을 제시할 수 있는지는 물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데 유용한 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흥미롭다. 본능에 충실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과학적인 보고서다.
저자 야마모토 다이스케(山元大輔)는…
195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 농공대학 농학부를 졸업했다. 동대학원 농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81~1983년까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학부 박사 연구원, 미쓰비시 화학생명과학 연구소 실장을 맡았다. 1999년부터 와세다대학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도호쿠대학 대학원 생명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노랑초파리 돌연변이체에서 ‘게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세계 최초로 그 염기배열을 해독해낸 학자로 행동유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어려운 전문 과학의 내용도 평이한 언어로 바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수로 유명하다.
지은 책으로 《뇌와 기억의 수수께끼》, 《연애 유전자》, 《남자와 여자는 왜 끌리는가》, 《마음과 유전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