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A(16)군은 작년 11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 통증을 갑자기 느꼈다. 평소 건강했던 A군은 허리디스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A군은 검사받던 중 주저앉아 걷지 못하는 하반신 마비증상을 보였다.

검사 결과, A군은 흉추를 침범한 종양에 의해 척수가 압박돼 하반신 마비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검사에서 악성버킷림프종(Burkitt Lymphoma) 4기로 최종 진단됐다.

악성림프종은 림프계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림프계는 세균‧바이러스 등과 싸워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구가 악성으로 전환해 증식하는 것이 악성림프종이다. 이 가운데 버킷림프종은 B-림프구에서 발생하는 악성림프종이다.

소아청소년 악성림프종은 100만 명당 27명꼴로 발생한다. 10세 전후 청소년기에 증가 추세를 보인다. 성인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실질 장기 침범이 흔하다. 종양 성장이 빨라 급속히 골수‧ 혈관‧중추신경계까지 퍼져 나간다.

골수침범이 처음부터 빠르게 확산하는 고등급 유형이 많아 강력하고 복합적인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 치료에 대한 반응은 좋아 완치율은 높다.

종양 발생부위와 원격침범부위에 따라 증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버킷림프종은 복부에 가장 많이 생긴다. 복부덩어리와 복통‧구토‧장중첩증의 증상을 보인다. 골수를 침범하면 빈혈‧출혈이 나타날 수 있고,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면 신경마비증상을 보인다.

악성림프종은 혈행성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기 때문에 전신에 강력한 병합요법이 필요하다. 버킷림프종은 강력한 치료를 짧은 기간에 시행하는 원칙을 적용한다. 병기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은선 교수는 “버킷림프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합병증이 존재할 수 있고 빠르게 진행해 치명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적절하게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초기에 신속하고 정확한 인지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