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스타틴으로 난치성 변이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인산 단장(교신저자)과 삼성서울병원 조용범 교수(교신저자) 연구팀(공동제1저자 KIST 남기훈 박사·고려대의대 권민수 교수)이 스타틴을 KRAS 변이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기전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KRAS는 세포의 분화, 증식, 생존 등에 관련된 신호체계를 구성하는 RAS 단백질 중 하나로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세포 성장 신호가 지속적으로 전달돼, 세포가 계속 자라게 되면서 암이 발생하게 된다. 치사율이 높은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에서 높은 빈도의 KRAS 변이가 관찰된다.

스타틴이 KRAS 변이암을 선택적으로 죽이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 세포가 다시 KRAS 변이암을 지속해서 공격하는 이미지 /자료=KIST
스타틴이 KRAS 변이암을 선택적으로 죽이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 세포가 다시 KRAS 변이암을 지속해서 공격하는 이미지 /자료=KIST

KRAS 변이암은 전체 암에서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적어 환자의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종양 동물모델에 항암제와 스타틴을 정맥주사로 투여한 결과 스타틴이 KRAS 변이암을 선택적으로 죽이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방출하게 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 후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암세포에서 신생항원을 효과적으로 포집하고,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켜 KRAS 변이암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KRAS 변이암의 효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현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스타틴을 기반으로 한 약물재창출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본 연구의 의미"라며 “성공적인 약물 재창출 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최적의 용법을 찾아야 하고 암 조직에 좀 더 효과적으로 스타틴을 전달할 방법도 연구돼야 한다”고 향후 연구 방향을 설명했다.

김 단장은 “기존 항암 면역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해 향후 스타틴이 차세대 항암 면역 치료제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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