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288쪽/생각속의집/30,000원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가 세계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무려 95%였다. 이는 선진국들의 중간 값인 76%보다 20%p 가량 높은 수치다. 한국 아이들은 휴대폰을 갖는 나이 또한 빨랐다. 첫 휴대폰을 갖는 아이의 평균 나이는 10살이었다.

통계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스마트폰 과의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뇌 발달이 한창 시작되는 10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청소년 128만여 명을 대상으로 ‘2019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206,102, 두 가지 모두 과의존 양상을 보인 청소년은 71,912명으로 조사됐다. ‘과의존 위험군은 스마트폰 사용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치료센터를 만들었고, 영국에서는 의원들이 나서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내놓을 정도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든 신경을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걷는 이른바 스몸비(‘스마트폰좀비의 합성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카메라게임메신저 등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은 데다 어디서든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독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에게 SNS나 모바일 메신저는 함께 사는 가족보다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자기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서너 개의 단톡방은 기본이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은 항상 대기 상태다. ‘SNS 감옥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이미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디지털 기기의 과사용이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 등 공존질환을 비롯해 우울분노불안 등 부정적 정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중독치료 전문의로서 수년 동안 게임스마트폰 등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관찰해오면서 이러한 아이들의 부정적 정서와 디지털 과의존 사이에 상관관계가 깊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마트폰 과사용은 청소년들의 뇌 성장에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전두엽 등 뇌 주요 부위가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청소년 시기에는 뇌에서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한창 성장하는데, 스마트폰이 이를 방해해서 아이들의 사고력언어능력공감능력 등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행동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사회의 중독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저자는 중독이 넘치는 사회에 행복은 없다고 단언한다. 스마트폰게임유튜브SNS 등 온갖 디지털 미디어가 넘치는 사회에서 어떻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저자는 양육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부모가 스마트폰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고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모범과 규율을 만드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집 안에서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대신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다. 잡스 자신도 이미 디지털 중독의 위험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중독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은 균형과 조화. 저자는 스마트폰 사용에도 균형의 지혜를 강조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 공부와 놀이의 균형 등 일상의 균형이 왜 필요한지를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이를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나무처럼 키워내고자 노력할 때 진정한 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 김대진은…

가톨릭의대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이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중독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만나고 있다.

인터넷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을 포함한 행위중독과 알코올니코틴마약 중독을 포함한 약물중독을 연구하면서 9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심리학신경생리학뇌영상학을 전공한 연구원들로 구성된 가톨릭대 중독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국가 뇌원천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인터넷 디톡스연구를 주도하면서 스마트폰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과도한 디지털 사용에 대한 뇌과학적 원인을 규명해왔다. 현재 한국중독정신의학회특임이사와 대한생물정신의학회 부이사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학술지 편집장과 국제 학술지 편집장, 초청 편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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