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태아는 출생할 때 체중과 키는 물론 출생 후에도 성장발육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임신 중기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됐던 임산부가 출산한 아이는 5세까지 성장 궤도에 지속적인 저하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소아과 홍수종 교수가 ‘소아 호흡기‧알레르기질환 장기추적 코호트’를 주제로 정책과제를 수행했다.

홍수종 교수는 5세 아동 440명을 대상으로 성장 궤도에 따른 임신 중 PM2.5 노출 영향 및 관련 기전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임신 중기(14~26주) 고농도 PM2.5 노출은 출생체중 저하 위험도를 1.2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후 5년까지 성장 궤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에서 임신 중 PM2.5 노출 농도를 비교해 보면, 임신 중기 PM2.5 노출 농도가 높을수록 특히 여아에서 출생 및 생후 5세까지 성장궤적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제대혈을 이용한 메틸화 분석 결과, PM2.5 노출 농도가 높고 출생체중이 적은 여아 신생아군에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ARRDC3(Arrestin Domain Containing 3)의 메틸화가 증가했다. 특히 체중이 적은 5세 여아에서도 ARRDC3의 메틸화가 증가하는 것을 보였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임산부와 가족은 임신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농도변화에 관심을 갖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외출 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서는 주기적 환기와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등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보건‧환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 저널인 ‘Environmental Research’ 2021년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