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7살 아이의 10%는 야뇨증…치료하면 좋아져

 

낼모레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하면 부모 마음은 초조해진다.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성장발육이 늦어서인지, 아니면 지능이 더 떨어져서 그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날마다 하는 이불빨래도 만만치 않다.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아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언니나 동생이 놀리는 것도 부끄럽고, 가족들 보기에도 창피하다.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떨어져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밤에 잠을 자면서 오줌을 싸는 야뇨증이다. 우리말로 오줌싸개는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라는 뜻이다. 의학적으로는 만 5(60개월) 이상 아이가 밤에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일주일에 2번 이상 밤에 실수하면 아뇨증으로 진단한다.

부모는 아이의 야뇨증을 드러내 놓기 꺼려하면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죄인처럼 고개를 못 든다. 하지만, 야뇨증은 흔한 질환이다. 5~7살 아이들의 10% 정도가 야뇨증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성인의 경우도 1% 정도는 야뇨증을 가지고 있다.

야뇨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항이뇨호르몬 부족이 대표적이다. 항이뇨호르몬은 정상 어린이에게 밤에 낮보다 분비가 많아진다. 소변을 낮에 많이 보게 하고, 밤엔 소변량을 줄이는 것이다.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부족해 야뇨증이 있으면 반대 증상이 나타난다. 밤에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적어 낮처럼 밤에 소변량이 많아지는 것이다.

해부학적으로 방광의 크기가 작아도 밤에 오줌 배설을 참지 못한다. 수면장애도 야뇨증의 원인이다. 방광에 소변이 차면 잠을 깨는 게 정상이다. 수면장애가 있어 각성이 안 되면 너무 깊게 잠에 빠지면서 오줌을 싸게 된다. 부모가 어려서 소변을 늦게 가렸으면 유전적으로 아이에게 야뇨증이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야뇨증으로 병원에 가면 약물치료와 행동요법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항이뇨호르몬을 약으로 먹거나 코에 분사하는 방법으로 호르몬을 보충한다. 행동치료는 야간경보기를 팬티에 부착해 소변을 지리면 알람이 울린다. 알람 소리에 아이가 깨서 조건반사로 소변을 보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두가지 치료방법에는 장단점이 있다. 약물치료는 80% 이상 빠른 효과를 보이지만, 약을 끊으면 50%에서 재발한다. 이에 비해 행동요법은 경보기가 울리면서 가족들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약물치료에 비해 재발률이 낮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938회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소아야뇨증어떻게 치료하나요?> 편에 출연, 야뇨증은 좋아질 수 있고 실제 치료하면 좋아지는 병으로 야뇨증이 있다고 아이를 혼내지 않는 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야뇨증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고 물론 부끄러운 것도 아니면서 굉장히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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