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시 반월상 연골판 파열되는 경우 많아…방치하면 조기 관절염 불러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 계절이 왔다. 푸른 하늘 아래 청명하게 맑은 공기, 울긋불긋 물든 단풍도 아름답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을은 등산의 계절이다.

국내 리서치 회사가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등산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4%는 등산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2.4%는 올해 등산갈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등산은 효과적인 전신 운동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정신 건강에도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등산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장시간 반복해서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는 동안 몸무게 하중의 수 배가 무릎에 실린다.

이때 산에 무리하게 오르거나 초보 등산객이라면 무릎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서 주의해야 한다. 등산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반월상 연골판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초승달 모양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무릎의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된다. 무릎 관절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는 등산 중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반월상 연골판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내리막을 주의해야 한다. 하산할 때 큰 보폭으로 급하게 내려오면 무릎이 뒤틀리며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등산 후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 조금만 무릎을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릎 주위가 붓거나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한번 손상된 연골판은 자연 치유가 어려워 손상 부위가 점점 커져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그대로 방치하면 조기 퇴행성 관절염을 불러온다.

등산 도중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릎 하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천천히 자주 쉬면서 산을 오르는 것이 좋다. 휴식으로 관절이 느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보폭은 평지에서 걸을 때 보다 좁게 하고,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좋다. 등산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여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가진단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양손을 잡은 뒤 증상이 있는 환자는 한쪽 발을 들고, 검사할 다리의 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로 20~30도 굽힌다. 손을 잡은 상대방이 좌우로 180도 움직일 때 자연스럽게 무릎도 회전시켜 통증이 있는지 확인한다. 통증을 느끼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왕배건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인한 통증은 손상 부위가 심하지 않으면 자가치유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무릎에서 힘이 빠져 겉도는 듯하며 휘청거리거나 무릎이 꺾이는 듯한 느낌이 들면 연골판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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