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 연구
전자담배, 금연보다 심뇌혈관질환 위험 31% 높아

2018년 기준 한국 성인 남성 10명 가운데 4명은 담배를 피운다. 남성 흡연율은 201640.7%로 소폭 반등했다가 201738.1%에서 2018년에는 36.7%로 최근 2년 연속 줄고 있다. 성인 여성은 7.5%가 흡연자다. 남성들과 달리 여성 흡연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오히려 늘고 있다. 2015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세다.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건강에 백가지 해로움은 있지만, 이로움은 한 가지도 없다. 담배가 안 좋은 것을 몸이 먼저 안다. 여자 친구에게 입을 맞추려면 담배 냄새가 난다고 싫어한다. 이성 친구를 둔 중고등학생들이 금연을 결심하는 많은 이유란다.

하지만, 금연은 만만치 않다. 담배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을 이유로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 가운데서는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일반담배(궐련)에서 전자담배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일부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심뇌혈관질환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담배보다 적어 금연보조제로서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틀렸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성인 남성에서 담배와 전자담배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남성 5159,538명을 대상으로 흡연 습관 변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대상자들을 일반담배 흡연 경험이 없는 그룹과 금연한 그룹, 흡연자 그룹으로 나눴고,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추가로 파악했다.

연구결과,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용행태가 바뀔 경우 일반담배만 지속적으로 이용해 온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완전히 금연한 사람에 비해 일반담배는 금연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의 질환 발생 위험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5년 미만 기간 동안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완전한 금연 상태를 유지한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1%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담배를 5년 이상 금연했던 그룹에서는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우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70%나 높았다. 이는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하는데 성공한 사람이 새롭게 전자담배를 사용하기 시작할 경우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는 흡연자는 전자담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일반담배를 완전히 끊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이미 담배를 끊은 사람은 전자담배 사용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대표 국제학술지 Circulation (2020 IF 29.69)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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