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마음/256쪽/바다출판사/14,800원

과학의 성취에 기대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존재하는 크고 작은 기술부터, 전 세계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까지 우리는 과학의 최전방에서 과학자들이 이룩한 혁혁한 공, 새로운 발견의 혜택을 입고 있다. 과학의 성취가 직접적인 인류의 생존과 향방을 좌우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심화되고 계속될 것이다.

이 책 과학하는 마음의 저자 서울대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전주홍 교수는 우리 모두가 향유하고 있는 과학의 성취가 계속되기 위해 다양한 쇄신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쇄신의 열쇠 가운데 하나가 과학하는 마음이다. 과학을 하는 과학자들과 탐구자들이 어떤 태도로 연구에 임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학자뿐 아니라 상승 욕구에 매몰되어 일의 본질과 일하는 태도를 잊은 채 하루하루를 급급히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의 과학 연구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경쟁력은 정체돼 있다고 지적한다. 그 이면에 과학을 과학답지 않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을 입신양명의 도구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짙어지는 현실 또한 문제적으로 바라본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 뒤에는 호승심보다는 열린 토론 자세와 앎에 대한 의지, 열렬하고 순수한 호기심이 주효했음을 보여 주는 역사적 사례를 들고 있다.

저자는 바쁘고 고된 연구 현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과학의 본령’ ‘과학자가 된다는 것’ ‘과학다운 과학이 무엇일까라는 본질적 고민과 마음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업적과 성과 중심의 사고를 잠시 내려두고, 열렬한 호기심을 찾아 기본으로 돌아가는마음을 상기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또한,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은 없으며 단지 열렬한 호기심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현장 과학자로서 저자가 그간 마주해온 과학의 본령에 대해 과학저널 <스켑틱>에 연재한 글과 서울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 선택교과 수업에서 강의한 내용이 토대가 됐다. 수업의 주제는 의사, 과학자의 길이었다.

저자는 과학자로 살아온 지난 궤적을 돌이켜보며, 앞으로 실험실을 꾸릴 동료 과학자와 앞으로 뒤이어 같은 길을 걸어올 젊은 과학자들, 그리고 과학자를 바라보는 시민에게도 과학의 민낯을 제대로 보아 줄 것을 주문한다. 과학자의 호흡과 과학 지식이 탄생하는 맥락과 속사정을 다 같이 아는 것이 과학의 지적 성취를 사회 공동체가 온전히 나누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저자 전주홍은

분자생리학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로 분자생리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객관성과 합리적 이미지로 포장된 과학은 공유된 허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지은이가 보기에 과학의 민낯은 어수선한 실험실에서 큰 목소리로 주고받는 소통, 그리고 무수히 많은 실수와 실패의 나날이다.

논문에는 날것이 아닌 성공한 역사만 담긴다. 새로운 지식은 이러한 매일이 쌓여 탄생하는데 진지한 호기심, 탐구에의 의지가 과학자에게 제일 중요한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학자의 호흡을 모두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책을 썼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평가전문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제도혁신기획단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현장규제점검단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기획의원, 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논문이라는 창으로 본 과학》 《醫美, 의학과 미술 사이》 《마음의 장기 심장(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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