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사회학/428쪽/청아출판사/20,000원

남기는 것이 아까워 끝까지 먹고,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며 많이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 먹을 수밖에 없다며 음주와 폭식을 하게 되는 현대인. 어쩌면 살이 찌는 것이 당연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많이 먹으면서 게으르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 자기 관리 실패로 살이 찐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년경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만 남자의 61.5%와 여자의 37%가 비만할 것이라 예측할 정도다. 마치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는 비만을 단지 개인의 탓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혹시 현대 사회, 현대인이 사는 환경이 비만으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

비만이 문제인 이유는 건강에 큰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비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혈관질환암 등 여러 질병의 위험 인자인 동시에 그 자체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2014년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은 E66이라는 질병 코드까지 부여된 엄연한 질병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해로운 비만. 비만은 과연 어떤 것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친절한 설명과 풍부한 예시, 수강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 중 하나인 <비만의 사회학>을 글로 옮긴 이 책은 우리가 비만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현대인이 비만해지는 원인을 진화, 인간 식생활의 변화, 가공식품의 범람, 식품 산업, 호르몬의 관점 등에서 다양하게 살펴본다. 예를 들어 지방을 축적하게 한 과거의 생존 전략이 현대에서는 적절하지 않게 됐고, 인공 음식과 가공식품의 범람으로 대두되는,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난 식습관의 변화를 우리 몸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원인들이 어떻게 작용해 오늘날 비만이 범람하게 됐는지 알아본다. 또 식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을 지배한 전 세계적인 식품 산업의 문제점 등을 통해 인간 외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호르몬의 관점에서도 비만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뚱뚱해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슐린 과잉을 유도하는 조건들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석한다.

이 책 비만의 사회학은 생물학진화문화사회기술적인 요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오늘날 현대인이 처한 비만의 원인과 그로 인한 문제를 진단하고,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할지 고찰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비만의 책임이 게으르고 의지가 약한 개인에게 있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처한 사회와 환경, 생활 습관 등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승준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대학원에서 석사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학교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성장 호르몬의 대사적 조절 기전과 시상하부 식욕 조절 인자, 그렐린의 신경 세포 보호 기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의 사회적 요인과 그 해결책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