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학적 만성질환…붉은 반점‧은백색 비늘, 심하면 건성 관절염 동반

건선(乾癬, psoriasis)’은 몸의 면역학적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계절에 악화된다. 은백색 피부 각질(인설)로 덮인 붉은 반점(홍반)이 나타난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건선은 흔히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건선은 다유전자성 면역학적 만성질환이다. 외상이나 감염과 같은 환경적 자극이 유전요인이 있는 환자에게 건선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면역세포의 이상 활동으로 염증유발물질이 피부 각질 세포를 자극, 과도한 세포증식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로 팔꿈치와 무릎엉덩이머리에 경계가 명확한 붉은 반점에 은백색 비늘로 덮인다. 간지러워 손으로 문지르거나 옷을 벗을 때 비듬처럼 후두둑 떨어지기도 한다. 추워지면 증상이 심해진다.

초기 건선은 발진 위에 피부 각질이 새하얗게 덮이고, 더 진행되면 발진이 생긴 피부가 두꺼워지고 발진들이 합쳐지면서 병변이 커진다. 건선 증상은 삶의 질뿐 아니라 동반질환을 유발한다.

건선이 심하면 심혈관계질환과 고혈압비만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증가하는 전신질환이다. 건선 환자들은 우울증을 앓거나 건선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동반한다. 건선 환자들은 알코올 섭취와 흡연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관절염은 인대척추말초관절을 침범하는 관절염이다. 건선환자의 10~30%에서 관찰된다. 부종과 통증결림을 유발한다. 한번 발병하면 관절손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 치료해야 한다. 발생부위는 척추뿐 아니라 손발가락말초관절 등 다양하다. 심하면 관절 변형이 생기고, 운동장애를 초래한다.

건선은 병변이 일단 사라지면 길게는 몇 년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상처 부위에 부신피질호르몬제, 비타민 D 유도체, 보습제 등을 직접 발라서 치료하게 된다. 이와 함께 광선치료를 병행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건선은 면역학적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을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고, 다만 지속적인 관리로 건선 병변을 없애고 오래 유지하는 데 치료 목적이 있다면역억제제 등에 반응이 적은 중증 건선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해 효과적인 건선의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건선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구분해야 할 피부질환

피부건조증

피부건조증은 피부의 수분이 10% 이하로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겨울철 많이 생겨 건선과 혼동하기 쉽다. 피부건조증과 건선 모두 피부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는 점이 같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볼 때 건선은 붉고 두꺼운 각질이 발생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에 반해 피부건조증은 발진 증상 없이 피부가 전체적으로 푸석푸석하게 마른 상태로 주로 종아리 앞쪽과 등 위주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무좀

발톱에 건선이 생기면 그 증상이 무좀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많은 환자들이 건선임에도 이를 착각해 무좀약을 복용하거나 바르는 경우가 많다. 발바닥에 생기는 건선 또한 피부각질과 물집이 잡히는 증상이 무좀과 매우 비슷하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무작정 무좀약을 사용하기보다 피부과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습진

건선과 습진을 혼동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가려움증이다. 그러나 피부 각질은 건선이 더 두껍게 나타나고 습진은 진물이 동반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습진의 일종인 지루성피부염이 두피에 생기면 두피 건선과 동일하게 쌓인 각질이 비듬처럼 떨어지기 때문에 구분이 더 어렵다. 건선과 습진은 모두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각각 다른 치료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올바른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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