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양은주 교수팀 연구…암환자 재활치료 활성화 대책 필요

국내 진행성 암 환자 가운데 6.4%만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진행성 암은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주변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환자들은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항암치료만 받으며 생활한다. 암 투병 과정에서 보행능력을 비롯한 여러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만성 통증피로 등 증상을 경험하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팀(공동제1저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송희 부연구위원, 국립암센터 정승현 교수)2011~2015년까지 중앙암등록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에 연계된 진행성 암 신규환자 96만여 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6.4%6만 명만이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행성 암환자 중 3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암 재활치료가 전반적인 신체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비해 현재 국내 진행성 암 재활치료 이용률은 실제 필요성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기능저하를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낮은 이용률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진행성 암은 다양한 기능 저하가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별 증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질환마다 정해진 증상에 대해 재활치료를 실시하는 질환명 중심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진행성 암환자의 보행 장해(障害)와 근력저하피로일상생활기능 장해 등 광범위한 기능저하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에 비해 재활치료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진행성 암환자 가운데 88%가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이 가운데 21%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의 경우 2010년부터 암환자에 대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의료수가를 신설하는 등 보건의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진행성 암환자는 항암치료에 더해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 피로통증손발저림근력 악화우울감 등 다양한 증상을 관리하고, 신체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정승현 교수는 진행성 암환자에 대한 재활의료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의료 체계의 변화와 수가 기준 확립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라며 이에 국가 암관리 종합 계획에서 암 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양은주 교수는 진행성 암환자의 생존율과 암 치료 후의 생존 기간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성 암환자들을 위한 재활치료가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의학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11월호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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