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288쪽/교양인/16,000원

"그건 그냥 생각일 뿐이야, 잊어버려.”

넌 왜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니?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은 심리치료 전문가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상이다. 용기를 내어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아도 이해와 공감을 받기 어렵다.

일단 그 생각이 떠오르면 온통 신경이 쏠려서 원래 하던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수치스러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우울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게 침투하는 생각은 서서히 일상을 갉아먹고 인간관계와 삶을 망가뜨릴 수 있다.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노력해서 그 생각을 없애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까 봐 혼자 고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강박() 생각’ ‘강박 사고’ ‘자꾸 반복되는 생각등을 검색해보면 네이버 지식iN’이나 정신건강 관련 카페에 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올린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이 문제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6백만 명이 이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에서 2017년 처음 출간된 이후,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고 고통받아 온 사람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열렬한 추천의 글을 남기고 있다.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은 문제로 괴로워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을 모른 채 혼자서 고통과 수치심을 견디는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 내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니면 내가 본래 나쁜 인간이라서?” 하지만 지극히 합리적이고 선량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겪는다.

이 책은 침투하는 생각의 다양한 유형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들은 침투하는 생각은 그 내용이 대체로 충격적이고 부도덕하며 불쾌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생각도 그 자체로는 해롭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런 생각은 누구에게나 난데없이 떠오르는 당황스럽지만 무해한생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에 대해, 그리고 생각이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해주는 것에 어떤 믿음을 지니고 있다. 생각에 대해 우리가 지닌 믿음 중에는 사실이라고 판명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생각은 통제가 가능하다.”라는 말은 사실인가? 생각은 정말 우리의 무의식을 반영할까?

저자들은 생각에 관해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생각들을 바로잡으면서 그러한 오해가 그냥 스쳐 지나가던 이상한 생각을 머릿속에 달라붙게 만드는 주된 원인임을 지적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머릿속으로 불쑥 침투하는 이상한 생각을 경험하지만, 대부분은 그 생각을 금세 잊어버리거나 약간 불쾌해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생각이 유독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걸까?

저자들은 그들이 그 생각을 걱정하고, 거부하고, 몰아내려 애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어떤 생각을 회피하거나 없애려고 쏟는 에너지 때문에 오히려 그 생각이 마음에 달라붙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이러한 현상을 마음의 역설적 작용이라고 불렀다.

원치 않게 떠오르는 생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 생각에 따라 행동하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 생각이 통제를 벗어난 일, 창피하거나 위험한 일을 하라고 자극하고 충동질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에 시달리는 것은 통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과잉 통제에 가깝다고 말한다.

자꾸 이상한 생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운동과 명상을 하거나, 친구나 가족에게 자신이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받으려 하며, 때로는 신에게 의지해 생각을 없애 달라고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관습적 방법들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오히려 그 생각과 더 단단히 얽히는 나쁜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불쾌하고 불길한 생각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샐리 M. 윈스턴(Sally M. Winston)

심리학자심리치료사. 코넬대학과 일리노이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불안우울증협회의 임상자문위원회 초대 의장을 지냈다. 불안장애 치료와 연구에 헌신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제릴린 로스 상의 첫 번째 수상자였다.

메릴랜드주에서 불안·스트레스장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임상치료사이자 교육자로서 수십 년간 치료사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저자 마틴 N. 세이프(Martin N. Seif)

심리학자강박장애·불안장애전문가. 예시바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불안우울증협회공동 창립자이자 미국전문심리학이사회(ABPP)’의 공인을 받은 인지행동심리학 전문가이다. 화이트플레인스병원의 불안증공포증치료센터 부소장이자 뉴욕장로교병원 교수이다. 뉴욕주의 뉴욕과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개업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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