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등 기저질환자, 유산균 복용 주의해야…패혈증 등 유발

권모(53)씨는 최근 대장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75)에게 유산균제을 사드렸다. 딸이 사다준 유산균제를 꾸준히 복용한 권 씨의 아버지는 얼마 후 피부 발진과 구토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검사 결과, 권 씨의 아버지는 세균에 감염돼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패혈증진단을 받았다.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산균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유산균제와 같은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포함해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을 말한다. 장에 도달했을 때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한다.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장에 많은 수로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면역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살아있는 균이다. 살아 있는 균을 먹는 것이어서 경우에 따라 드물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이 알려진 부작용은 설사와 복통복부팽만감구역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다.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 후 패혈증(균혈증)과 장 허혈, 심내막염 등도 보고된다.

프로바이오틱스 부작용은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전립선암과 대장암 등 암 환자와 급성췌장염 등 면역저하 상태이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 느슨해진 점막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기저질환자는 아니지만 노인과 유아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부작용 발생률이 일반 성인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에서는 패혈증과 간 농양 등이 보고된 사례들도 있다.

, 프로바이오틱스를 아침 식전에 먹으면 위의 산도가 높아져 유산균을 사멸시키기 때문에 가급적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급성 췌장염환자는 유산균을 먹으면 병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향후 각 질병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종류용량용법작용기전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진다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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