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

항생제 사용이 많아질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박선재, 박영준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40세 이상 성인 20만1459명을 1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항생제 누적 처방 일수와 항생제 계열 수가 많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고 29일 발표했다.

누적 항생제 사용일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 항생제 누적 처방이 90일 이상인 그룹은 미사용 그룹대비 당뇨병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누적 항생제 사용일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 항생제 누적 처방이 90일 이상인 그룹은 미사용 그룹대비 당뇨병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연구진은 표본의 나이,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항생제 처방, 사용 항생제 계열 수, 당뇨병 발생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구체적으로, 항생제를 90일 이상 사용한 그룹은 항생제 미사용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또한, 항생제를 5가지 이상 사용한 경우, 1가지만 투여한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14% 높았다.

이러한 원인으로 연구팀은 신체 내 장내미생물균총을 지목했다. 항생제 사용이 장내미생물균총에 영향을 미쳐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국은 2019년 기준 OECD 29개국 중 항생제 사용량이 세 번째로 많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아시아계 성인 대상으로 항생제와 당뇨병의 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국내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음주나 흡연 등 당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들도 고려해 정교함을 더했다.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논문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논문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여러 변수를 고려해 연구의 신뢰가 높다”며 “40세 이상 성인에서의 항생제 사용과 당뇨병 발생 위험 간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밝혀졌으므로, 항생제의 득실을 고려해 신중히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그룹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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