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이면 한국인의 비만유병률은 남성 62%, 여성은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평소 수면시간이 불규칙하거나 한국 60대 이상 남성은 일을 손에 놓고 은퇴하면 잠못자고 비만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손민성‧서민희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2016년 데이터 5,684명(남성 2,453명, 여성 3,231명)을 대상으로 연령‧성별‧근로상태에 따른 비만과 수면불일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말과 주중 수면불일치를 겪는 한국인 가운데 경제활동이 없는 남성의 비만 위험증가가 수면불일치와 관련이 있었다. 특히 은퇴하고 경제활동이 없는 60세 이상 남성이 비만해질 위험성은 2.89배 높았다.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비만이 될 확률도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커지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는 비만을 단순히 수면 불규칙성으로 다루지 않고,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수면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파악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인 남성에서 경제활동 유무가 수면과 더불어 비만을 유발하는데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의 수면 불규칙을 교정하거나 재취업활동 등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비만유병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사회‧경제 관점에서 남성 노인의 경제활동이 수면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고령인구의 빠른 급증으로 앞으로 수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연구는 향후 비만연구와 노인정책 수립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진행하는 학생연구활동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