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월에 고혈압 환자 가장 많아…새벽 조깅 피하고 사우나 조심해야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고혈압 위험이 커진다. 신체 외부 온도 1℃ 내려갈 때마다 혈액은 진해지고 지질 함량은 높아져 혈관은 수축한다. 상대적으로 혈압은 올라간다. 고혈압은 흔한 질병이지만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고혈압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671만671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589만553명보다 13% 가량 늘었다. 고혈압 환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50~60대 환자가 384만8,493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발병 월 별로는 추위가 시작되는 12월에 361만9,699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혈압이 정상치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정상 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120mmHg 미만이고, 심장이 이완할 때 80mmHg 미만이다. 혈압이 120~139mmHg/80~89mmHg일 때를 고혈압 전단계, 140~159mmHg/90~99mmHg인 경우를 1기 고혈압, 그 이상을 2기 고혈압으로 구분한다. 단계에 따라 고혈압 치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고혈압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음‧흡연 등 평소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습관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젓갈‧찌개 등 짜고 자극적인 음식 역시 혈압을 올린다.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우리 몸이 외부로부터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한다. 이때 혈액이 지나가는 혈관이 평소보다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평소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면 겨울철 외출할 때는 목도리와 두툼한 점퍼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조깅‧산책 등을 피하고,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 바람직하다.
특히 겨울철 뜨거운 사우나를 즐길 때도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사우나 내‧외부 온도 차이가 다른 계절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샤워를 마무리할 때는 물의 온도를 낮춰 충분히 체온을 내린 뒤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고혈압은 완치가 어렵다. 평소 식생활습관을 교정해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육류 위주의 식단을 채소 위주로 바꾸면 수축기 혈압을 10mmHg, 소금 섭취를 줄이면 추가로 5mmHg 정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하루 30분씩 1주에 5일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수축기 혈압을 5mmHg 정도 더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1기 고혈압까지는 생활습관 교정을 하면서 3개월간 혈압 변화추이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2기 고혈압으로 진단됐거나 장기손상이 있으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약물 선택과 복용량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한다. 임의로 약을 선택하거나 복용 기간을 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김우종 과장은 “혈압은 잠에서 깬 뒤 얼마 되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 높기 때문에 새벽 찬 공기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 혈관에 무리가 가해질 수 있다”며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 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 혈압 관리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