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생리학교실 공동연구팀…“TPBG 유전자 이상 파킨슨병 유발”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많은 퇴행성 뇌신경질환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밝혔다.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와 같은 대학 박상현 박사, 고려대 김대성 교수는 공동으로 TPBG(Trophoblast glycoprotein) 유전자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고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중뇌(中腦, midbrain) 흑질부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면 나타난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나 진행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생쥐 배아에서 TPBG의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혔다. 성체 생쥐 모델에서 TPBG와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 TPBG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을 찾았다.

연구팀은 또 생쥐가 수정 이후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발생하는 지역인 복측 중뇌(ventral midbrain)에서 TPBG가 발현되고, 성체 시기 동안에도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TPBG의 발현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중뇌 도파민 세포에서 TPBG의 기능에 연구팀은 주목했다. TPBG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나이가 들면서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정상 생쥐와 비교해 선택적으로 소실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에서는 세포사멸(apoptosis)의 증가와 함께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과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등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전을 동반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걸음걸이 분석 등 행동실험을 했다. 그 결과. 운동 수행과 협응능력감각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 TPBG 유전자 결핍 생쥐의 흑질 선조체 경로(nigrostriatal pathway)에서 나타난 신경해부학적, 신경화학적 변화가 파킨슨병과 관련 있는 운동 이상 증상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TPBG 유전자 기능 이상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사이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다. TPBG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해 세포 내외부의 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RNA 프로세싱(RNA processing), 단백질 퀄러티 컨트롤(protein quality control), 도파민 신호(dopamine signaling) 조절에 관여하며 도파민 신경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TPBG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화와 같은 트리거가 가해지면 TPBG가 매개하는 다양한 세포 내 역할들이 불안정해지면서 상호 간의 균형이 붕괴, 결국 도파민 세포의 사멸로 이어져 운동 이상 증상 등의 파킨슨병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세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TPBG가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나아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TPBG 유전자가 새로운 파킨슨병 유발 위험인자임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새롭게 찾아낸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이 이뤄지면 파킨슨병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욱 교수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 논문은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인 ‘npj파킨슨디지즈(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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