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원인 다양한 질병에 표적 단백질 개발…마우스 실험에서 완화 확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그동안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이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정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의대 내과 이용호 교수와 의생명과학부 배수한 교수, 에스엘메타젠 공동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 마우스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다량 축적돼 나타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영양 섭취가 과도해진 것이 원인이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신체가 사용하고 남은 영양분이 중성지방으로 간에 쌓이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약 10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2.5배 정도 늘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한다. 치료는 간 조직 내 지방 축적을 줄이거나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약만 일부 나와 있다. 다양한 발병 원인과 증상으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다. 환자가 보이는 치료 반응이 가지각색이라 유의미한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지방간염 증상에 치료물질로 활용되고 있는 GLP-1GLP-2 호르몬을 연결해 하나의 이중 표적 단백질을 합성했다. GLP-1 호르몬은 포도당(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을 조절한다. 인슐린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사용된다.

GLP-2 호르몬은 영양 흡수를 위한 장 환경을 조성한다. 소장 길이무게 증가와 함께 미세융모도 길게 해 난치성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쓰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다양한 병인에 맞춰 두 가지를 표적으로 하는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 실제 효능을 확인했다. GLP-1GLP-2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4주 동안 이틀 간격으로 마우스에 투여해 간 중성지방과 섬유화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팀의 실험결과, 중성지방은 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GLP-1, GLP-2를 투여한 군보다 각각 22%46% 감소했다. 간 섬유화 수치도 30%40% 개선됐다.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마우스보다는 중성지방과 섬유화 수치 모두 45% 정도 낮았다.

GLP-1/2 실험군에서 GLP-1GLP-2 대조군과 비교해 지질다당질이 각각 48%32% 줄었고 간섬유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도 각각 62%57% 감소했다.

연세대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이용호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원인과 발생 양상이 다양해 단일 표적 치료제보다 다중 표적 치료제가 필요하다“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아직 없는 만큼 이번에 발명한 단백질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 성공을 앞당길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 논문은 미국간학회 공식 학술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IF 17.425)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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