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유사하지만 달라…증상 광범위하고 뚜렷한 치료방법 없어

다계통 위축증은 파킨슨증후군의 대표 질환이다. 드물게 발병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지난달 숨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앓았던 질병으로 이목을 끌었다. 소뇌 위축증(소뇌실조증)과 자율신경계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

초기에는 파킨슨병 증상처럼 시작하고, 기립성저혈압과 배뇨장애 같은 자율신경 장애가 나타난다. 소뇌 기능이 떨어지면 심한 어지럼증과 균형장애를 호소한다. 다계통 위축증은 임상 양상에 따라 MSA-PMSA-C 두 가지로 분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다계통 위축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951명이었다. 2016926명보다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파킨슨형 다계통 위축증(MSA-P)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954명이었다. 소뇌형 다계통 위축증(MSA-C) 환자 수는 997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계통 위축증과 파킨슨병은 유사하지만 발생 과정에서 다르다. 파킨슨병은 우리 몸이 움직일 때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발병한다. 뇌의 구성 중 중뇌에 있는 흑질이 소실되면서 도파민 분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생긴다.

이에 비해 다계통 위축증은 흑질뿐만 아니라 소뇌에서도 병변이 발생하면서 파킨슨병 환자보다 더 광범위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떨림경직, 자세 불안정 등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위장관 장애와 침 흘림, 삼킴 곤란, 변비, 기립성 저혈압, 배뇨장애 등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증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미세 운동 실조와 보행장애발음장애 등 소뇌 기능의 저하로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다계통 위축증은 파킨슨병 환자보다 빠르게 증상이 진행된다. 증상이 시작되고 3~5년 후에는 단독보행이 어렵고 다양한 합병증이 생긴다. 이에 비해 대부분 신경퇴행성 질환처럼 다계통 위축증도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파킨슨병을 진단받았으나 치료에 반응이 없고 진행이 빠르다면 다계통 위축증을 의심해야 한다자율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원인의 어지럼증과 균형장애가 발생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인 만큼 균형 재활 운동을 통해 꾸준히 균형감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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