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256쪽/동양북스/13,000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보복운전묻지마폭행과 같은 분노 범죄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부모가 의붓자식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사건뿐 아니라 친자식을 학대 살해, 암매장했다는 극악한 보도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최근에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뿐 아니라 고시원원룸 등에서 혼자 생활하다 숨지는 20~30대의 청년 고독사도 크게 늘고 있다. 가족이 해체되고 1인 가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정서는 분노와 외로움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애착 이론으로 청소년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정신과 의사다. 그는 현대인이 앓고 있는 분노와 외로움이 타인에 대한 거부감, 급기야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명명하고 그 원인과 대처법을 이 책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원제, 인간알레르기人間アレルギ?)에서 제시하고 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사람, 자꾸만 반발심이 들게 만드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별 이유 없이 그냥 싫은 사람. 인생을 살다 보면 생판 모르는 남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동료상사친구 중에서도 생기곤 한다.

어제까지 좋았던 사람이 딱 한 가지 안 맞는 부분 때문에 급격히 싫어지기도 하고, 첫 만남에서부터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현상이 몸의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인간 알레르기로 이름지었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 알레르기의 특징은 무엇일까? ‘집단생활을 즐기지 않는다, 사람이 싫어서 회사를 옮긴 적이 있다, 인간관계의 끝이 좋지 않다, 한 번 싫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싫어한다, 사람들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발견한다, 사람들 앞에서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인간이란 믿을 수 없는 존재이며 언젠가는 자신을 배신할 거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특정한 한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싫어한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이런 특징 때문에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한 번쯤 스스로가 인간 알레르기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임상 경험으로 볼 때,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상대를 아무리 바꿔도, 즉 회사를 아무리 옮겨 다니거나 연애 상대를 바꿔도 과거에 겪었던 문제가 또다시 재발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는 그 사람이 내면에 품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이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을 들어가기 전 철학을 공부한 저자의 경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책 속에는 인류의 방대한 심리학철학 지식이 켜켜이 들어차 있다. 또한 생텍쥐페리니체쇼펜하우어서머싯 몸해리 할로나쓰메 소세키아쿠타가류노스케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유명인들의 숨겨진 비화와 그들의 심리 분석은 한 편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독자들은 27년이라는 임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사례 속에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Takasi Okada)는

1960년 가가와에서 출생했다. 정신과의사이면서 작가다. 도쿄대학교 문학부 철학과를 중퇴하고 교토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원에서 연구에 종사하며 교토의료 소년원과 교토후리쓰라쿠난 병원(京都府立洛南病院)에서 힘겨운 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오카다 클리닉 원장으로 있으며 일본심리교육센터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애착장애》 《회피성 애착장애》 《애착장애 극복》 《애착 접근법》 《사교불안 장애》 《발달장애라고 부르지 마》 《엄마라는 병》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 《심리조작의 비밀등 다수가 있다.

오가사와라 게이(小笠原慧)라는 필명으로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DZ》 《바람의 소리가 안 들리나요》 《당신의 인생, 역전해드립니다등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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