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참고 견디다 미루어 두었던 인공관절 수술을 겨울에 수술시기로 잡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손상돼 재생 희망이 없는 관절을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을 본격적으로 받는 겨울철이다. 겨울엔 야외 활동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인공 고관절 수술 남성 환자는 40대부터 증가 폭이 커진다. 이에 비해 여성은 80대 이후 크게 상승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여성은 40~50대 무렵 무려 30배 이상 크게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여성은 50대부터 무릎 관절을, 남성은 40대부터 고관절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겨울철 고령 환자들은 고관절 골절로 인공 고관절 수술을 많이 받는다. 골밀도가 떨어진 노인은 고관절 골절을 겪기 쉽다. 특히 고령 여성환자들이 많다. 80세 이상 인공관절 수술 환자 가운데 여성이 7,058명으로 남성(2,028)보다 3배 이상 높다.

고령의 고관절 골절은 빈도는 적어도 한번 생기면 수술을 해도 회복까지 오래 걸린다. 골절 자체로서의 문제보다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움직이지 못해 누워서 지내다가 이미 앓고 있는 지병이 악화되거나 폐렴‧욕창 등이 생기고,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에 비해 인공 고관절 환자 수가 급증하는 30~50대 남성들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주의해야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혈액순환 장애로 허벅지 뼈 머리 부분(대퇴골두)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뼈가 죽으면 몸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뼈가 함몰되고 심각한 통증을 유발한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음주와 흡연‧외상‧유전‧스테로이드제 복용 등이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 남성 인공 고관절 환자에는 30대도 적지 않다. 사회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30~50대 남성의 음주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 부위가 모호해 방치하다 광범위한 손상에 이르러 병원을 찾을 때는 괴사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괴사범위가 광범위한 경우라도 대퇴골에 생긴 무혈성 괴사는 해당 뼈 조직만 손상이 가는 병으로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하면 관절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이광원 병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고관절 골절의 경우 환자 수는 적지만 대부분 인공 고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30~40대 나이에도 발병률이 높아 젊더라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활동량이 줄면서 관절의 운동범위도 축소된다.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는 등 시리고 아픈 무릎 때문에 정형외과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어난다. 매년 7만여 명 이상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한파가 심한 해에는 수술받는 환자가 더 늘어난다.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 인공관절로 바꿔야 한다는 진단을 받는 환자들은 주로 65세 이상 노년 여성들이 많다. 최근에는 한창 활동할 나이인데다 절뚝거리며 환자 취급받는 게 싫어 수술을 받는 50대 환자도 늘었다.

뼈를 싸고 있는 연골이 손상되면 뼈가 서로 맞닿아 통증이 심해진다. 무릎관절뼈가 서로 닿지 않도록 보철을 하듯이 금속으로 위아래 뼈을 감싼 후 그 사이에 강한 인공연골을 삽입해 만들어 주는 새로운 관절이 인공관절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관절염으로 겪었던 심한 통증이 없어진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 기술이 도입돼 안전성과 정확도가 현저히 높아졌다. 컴퓨터가 수치화한 환자 정보를 집도의가 확인하고 집도의는 자기 경험에 이 수치를 반영해 수술 계획을 세운다. 절삭 과정은 로봇팔을 이용하는데 계획된 절삭 범위를 벗어나면 작동을 멈추는 햅틱기능으로 불필요한 조직 손상과 출혈이 크게 줄었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진홍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의 관절 정보를 수치화해 이를 바탕으로 뼈를 최소로 절삭할 수 있음은 물론, 알맞은 크기의 인공관절 구조물을 정확한 각도로 삽입할 수 있다”며 “인공관절의 정교한 삽입은 구조물이 주변 조직을 자극해 발생하는 통증이나 관절의 불안정성을 방지해 오래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