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발열…충수염과 헷갈려 치료시기 놓치고 재발도 많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자신보다 앞서 출세가도를 달리는 사촌에 대한 시샘을 빗댄 속담이다. 속담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복통은 두통 만큼이나 흔하게 경험한다.

배가 보통 아픈 정도가 아니라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하면 충수염(맹장염)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충수염은 TV 드라마에서도 많이 봤다. 한편 충수염 증상과 비슷하면서 전혀 다른 질환이 있다. 바로 게실(憩室)염이다.

게실은 대장 벽 일부가 약해져 바깥쪽으로 주머니처럼 튀어나온 공간이다. 게실은 대장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소장위 등 위장관 어디든 생긴다. 태어나면서 달고 있기도 하고, 퇴행성 변화나 식생활 습관 등으로 살면서 생기기도 한다.

보통 게실은 장 바깥쪽에 볼록한 주머니 모양으로 돌출한다. 이 게실에 대변이나 음식물 찌꺼기 같은 물질들이 끼어 염증을 일으키면 게실염이다. 우측 대장에 모두 생긴다. 한국 사람들은 우측 대장에 있는 경우가 더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게실염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032,317명에서 2019년에는 59,457명으로 10년 동안 무려 84%가 늘었다.

게실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실 공간에 대변 등 오염물질이 쌓이다가 감염이 생기면 그때부터 게실염으로 진행한다.

게실염의 초기증상은 복통과 발열이다. 혈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실 내 작은 혈관이 염증으로 손상되면서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게실염이 심해지면 천공이 생겨 변과 세균이 복강 내로 노출되고 복막염이 올 수 있다. 복막염은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대장의 맹장 부위에 생긴 게실염은 급성충수염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게 하기 쉽다. 게실염은 급성충수염에 비해 증상 발현시기가 조금 불분명하고, 과거 유사한 증상이 있었던 경우가 많다. 게실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CT 검사가 필요하다.

심한 복통과 같은 복막염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는 경구용 항생제로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통원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통원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입원한다. 심하면 장을 절제하는 정도의 대수술을 피할 수 없다.

아주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창우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71회 - 생소한 게실염(?), 장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 편에 출연,게실염은 원인을 알 수 없어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게실염이 낫는다고 해서 게실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재발도 잦은 만큼 평소 자극적인 식습관을 피하고,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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