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외상‧뇌졸중으로 성인도 올 수 있어…고혈압‧당뇨처럼 꾸준히 관리必

# 70대 박모(경기도 부천시)씨는 최근 때때로 멍해지면서 대답을 잘 못 하고,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을 보였다. 박 씨는 병원에서 뇌파검사와 뇌 MRI 검사를 통해 뇌전증진단을 받았다. 박 씨는 처음 일상생활이 어려울 것을 걱정했다. 하지만,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 큰 불편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뇌전증은 흔히 알려진 것과 다르게 유전병이 아니다. 해마경화증이나 뇌의 피질기형과 같은 질환이 잠재돼 있다가 발병하기도 한다. 종양과 감염외상뇌졸중 등 후천적으로 발생한 뇌의 질환으로 뇌전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뇌의 퇴행성 질환도 뇌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전증의 핵심 증상은 반복되는 ‘뇌전증 발작’이다. 이 가운데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오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전신이 뻣뻣해지고, 떨거나, 침을 흘리기도 한다. 갑자기 멍해지면서 대답을 잘못 하기도 한다.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아주 짧게 움찔하는 증상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별다른 유발요인 없이 뇌전증 발작이 2번 이상 반복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확실한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있던 경우가 아니면 환자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반복되는 이상 행동과 의식 변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운동 증상 등이 관찰되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전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원인 질환은 뇌파검사와 뇌MRI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 활동을 파악해 뇌 기능 변화를 알아보는 검사다. 30분 정도의 뇌파검사에서 발작파가 관찰되지 않으면 24시간 뇌파 감시 검사를 한다. MRI검사는 뇌종양과 해마경화증뇌졸중, 외상 흔적 등 뇌의 구조적인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한다.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현재 20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제가 사용되고 있다. 1세대 약제의 단점을 보완한 2~3세대 약제는 복용 방식이 편하고 부작용이 적다. 가임기 여성은 임신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시점 이전에 안전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항뇌전증약제를 미리 선택하여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고, 수술을 통해 떼어 내도 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위치에 있다면 수술을 적극 검토한다. 다만, 약물치료만으로도 발작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된다면 약물치료만 시행할 수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뇌전증을 단기간의 약물치료나 단 한 번의 수술로 완전히 치료하기는 쉽지 않고, 고혈압과 당뇨처럼 상당 기간을 관리하며 치료해야 한다며 따라서 단기간에 치료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환자 특성에 맞게 처방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건강한 일상생활을 해야 쉽게 지치지 않고 치료 결과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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