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최윤형 교수팀, 성인 1만5,051명 대상 연구…미세먼지 청력손실 위험 높여
봄으로 접어드는 3월 무렵이면 높은 수준의 황사와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몰려온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금속 등 대기오염 물질을 품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이 호흡기질환 뿐만 아니라 청력손실(난청)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와 주목된다.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 20세 이상 전국 성인 1만 5,51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청력손실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NO2)‧일산화탄소(CO)‧아황산가스(SO2)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에 국내 대기환경기준치(50µg/m3) 이상 노출(검진 전 3년간)된 군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군보다 어음역대(speech frequency) 청력손실 위험이 1.2배 높았다. 또,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에 기준치 이상 노출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청력손실 위험이 높았다.
이는 중요 청력손실 발병 요인인 나이와 소음노출‧기저질환, 기타 생활습관과 환경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관찰된 결과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 영향으로 달팽이관이 퇴화해 청력손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청력손실은 달팽이관 손상으로 생긴다. 의사소통에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의 독립성과 삶의 질에 직접 영향을 준다. 청력손실(난청)은 감각계질환 가운데 유병율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6.1%가 청력손실을 경험한다.
청력손실의 대표 원인은 노화와 소음 노출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 현상과 이어폰 사용이 잦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청력손실 환자는 2012년 276,773명에서 2017년 349,476명으로 5년간 126.3%로 증가했다.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일상생활 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청력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이와 같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대기오염 수준을 지금보다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주민재 박사팀의 청력손실 연구시리즈의 일환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논문은 ‘Long-term Exposure to Ambient Air Pollutants and Hearing Loss in Korean Adults’라는 제목으로 환경분야 국제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1월 17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