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부터 단계적으로 준비…엄마‧아빠랑 한방에서 매트 분리부터

 

아이들 잠 재우 일이 밤마다 전쟁인 집들이 있다. 부모들은 잠을 안 자려는 아이들과 날마다 싸우기 일쑤다. 더 어린 영유아를 두고 있는 집은 잠투정으로 보채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유모차를 밀며 밤마다 동네를 서너 바퀴 돌기도 한다. 정도가 심하면 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잠을 안 자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 소아청소년과를 찾기도 한다.

전깃불이 일상을 대낮 같이 비추기 이전 시절, 해가 지면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조명도 강하지 않아 저녁밥을 물리고 나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쉽게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에 비해 현대인들은 해가 져도 환한 전기불빛 안에서 많은 활동을 이어 간다. 낮동안 학교와 학원으로 몰렸던 아이들은 오히려 밤을 기다리기도 한다. 낮에 못 했던 것들을 밤에 하고 싶어서다. 인터넷 유튜브를 찾아보고,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밤늦도록 SNS 채팅을 하느라 부모들과 밤마다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는 만 1세까지는 14~15시간, 3세까지는 12~14시간, 6세까지는 11~13시간, 초등학생까지는 10~11시간, 10대 이후 청소년기 9~10시간을 연령대에 맞는 적정 수면시간으로 제시한다.

적정 수면은 수면습관을 만들기 시작하는 영유아기 아이들은 물론 청소년기성인기 등 생애 전반에 있어서 모두에게 중요하다. 수면시간은 우리 몸속에 각인된 시계이기 때문이다. 이 시계를 무시하고 살면 각종 문제가 유발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교한 우리 몸 시계가 엉키면 컨디션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올라간다. 수면이 절대 부족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문제는 성인보다 아이들에게 더 심각하다. 신체 성장 뿐 아니라 뇌 발달에도 부정적이다.

영아기유아기소아기청소년기에는 뇌 발달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10대는 원래 예민한 시기인데 잠이 부족하면 아이들 짜증은 더 늘어난다. 주의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떨어진다. 이는 결국 학습능력이 저하되는 결과로 돌아온다.

사람은 잠을 자면서 보통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 sleep)과 논렘수면을 주기적으로 수차례 반복하며 잠을 잔다. 렘수면은 깨어 있는 각성상태에 가까운 ‘얕은 잠’이고, 논렘수면은 ‘깊은 잠’이다.

수면과학자들은 인간의 렘수면-논렘수면 주기를 외부 환경 자극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자연스런 진화과정으로 설명한다.

깊은 수면은 신체발달과 정서발달에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각성상태에 가까운 얕은 잠에선 분비가 억제됐다가 깊은 잠 단계에서 분비량이 늘어난다. 깊은 수면 중에서도 수면 초반 잠이 들고 1~3시간 사이 많이 나온다.

깊은 수면만 중요한 게 아니다. 얕은 꿈 수면도 중요하다. 얕은 잠은 장기기억을 강화시켜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만든다. 얕은 잠, 렘수면이 기억에서 중요한 부분이 감정과 관련된 기억이다.

수면 부족은 절대 시간량 부족이 다가 아니다. 수면시간은 비교적 충분한 데 깊은 잠을 못 자도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 더 힘들어한다. 수면의 질이 문제인 경우다.

수면무호흡증과 야경증몽유병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위험인자로 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 사건수면으로도 불리는 야경증은 자다가 깨서 소리 지르고 우는 증상이다.

수면개시장애는 아이들이 잠 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증상이다. 아이들의 불면증인 것이다. 전문의들은 아이들의 수면 교육은 낮밤 주기가 구분되고, 밤중 수유가 줄어드는 4개월 무렵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희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973느린 성장과 성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우리아이 수면 부족> 편에 출연수면교육은 아이가 졸려할 때 눕혀서 혼자 뒹굴뒹굴 하다가 자게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그때부터 수면습관을 잘 만들어줘야 재우려고 눕히면 깨서 우는 수면개시장애가 안 생긴다분리수면은 한 방에서 매트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영유아기 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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