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을 이용한 치료로 만성 이명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명(耳鳴, Tinnitus)은 외부에서 소리가 발생하지 않아도 내부에서 들리는 것을 말하는데 심한 이명은 집중력 저하와 함께 기분장애로 이어져 환자의 삶의 질 하락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아가서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팀(박동현 전공의)은 3개월 이상 만성 주관적 이명 증세를 호소하는 33~64세의 환자 19명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이명장애지수(THI)가 개선되었다고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박동현 전공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박동현 전공의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1~2주의 간격을 두고 침실, 거실, 식당 등 총 4개의 다른 환경으로 구성된 가상현실에서 이명 소리를 내는 아바타를 잡아 지정된 장소로 옮겨 제거하는 것을 반복하게끔 했다.

그 결과 19명의 환자 중 12명의 환자에서 이명장애지수(THI)가 개선됐고 수면의 질을 나타내는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도 감소해 가상현실을 통한 이명 치료법이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현실 안에서 이명 아바타(빨간색 원)를 노란색 영역으로 이동시켜 제거한다.
가상현실 안에서 이명 아바타(빨간색 원)를 노란색 영역으로 이동시켜 제거한다.

또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뇌파검사(EEG)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 이전에 비해 뇌 특정 부위의 활동이 증가한 것을 포착했다. 이는 이명의 원인이 귀를 포함한 뇌와도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만성 이명 치료를 위한 후속 연구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연구팀 설명이다.

최준 교수는 “가상현실은 실제감환경에서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여러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만성 이명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가상현실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 방법 개발을 향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