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팀 공동연구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10년 시력 경과 관찰

망막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신경조직으로 카메라와 비교한다면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망막 중심부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사물이 흐릿하거나 휘어져 보인다. 심하면 실명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황반변성을 녹내장당뇨망막병증과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원인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박규형박상준주광식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 공동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감소 위험은 치료 후에도 여전히 높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황반변성은 대부분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을 방치하면 습성으로 악화, 중심 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생긴 비정상적이고 약한 신생 혈관이 터지면서 나온 피와 여러 물질들로 시세포가 손상,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진행 속도가 빨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위험이 높다.

그동안 습성 황반변성의 다양한 치료 방법에 따른 시력 예후를 비교 분석한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돼왔다. 하지만, 치료 후 시력 변화를 오랜 기간 관찰하고 분석을 진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기 변화 양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우세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장기적인 시력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877명의 치료 전후 시력을 관찰해 10년 동안의 시력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팀 분석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를 받더라도 장기로 시력이 점차 저하돼 실명 위험이 높아지는 난치성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후 시력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TDRS 시력 점검표 기준 평균 4(20)이 감소했고, 50% 이상 환자는 시력 0.1 이하의 실명 상태에 도달했다.

한편, 지난 2007년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도입되면서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시력 감소 폭은 도입 이전 해당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습성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관생성억제약물 주사 치료를 받으면 실명 위험이 낮아지고, 시력이 개선될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고 장기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의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현장에서 장기간 관찰한 환자들의 시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습성 황반변성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뤄진다면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최선의 치료 방향과 치료제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유럽 안과 연구학회 학술지인 <Acta Ophthalmologica> 4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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