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여름은 몸을 지치게 한다. 날씨도 더운데 몸이라도 몸보신하자고 음식을 먹다가 장염으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식중독은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생기는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다. 여름철 음식으로 생기는 대부분의 장염은 식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식중독이 여름철에 잘 생기는 이유는 더운 여름 날씨로 세균이 빨리 증식하기 때문이다. 식중독균의 번식 속도는 세균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5~36℃ 내외에서 가장 빠르게 증식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세균 한 마리가 10분 후에 2마리로 증식하고 4시간 이후에는 100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할 수 있어 소량 균으로도 심한 장염을 일으킨다.

미생물 독소에 의해 발생한 식중독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고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세균이 증식해 생긴 식중독은 세균이 소장 장벽을 뚫고 들어가서 구토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과 함께 전신 발열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신경 마비와 근육경련‧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식중독으로 하루 5회 이상 설사와 구토가 있다면 입이 마르고 탈수가 생기고, 기력이 떨어진다.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있고, 혈변을 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소아나 노인들은 체중이 적고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탈수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증상이 심하게 악화되기 전에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식중독에 걸리면 수분과 전해질이 급격한 속도로 손실된다. 이때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물과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차갑게 마시면 설사가 재발할 수 있어 미지근한 온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과 전해질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수액 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성선병원 소화기내과 서의근 전문의는 “장염은 약 3~7일간 수액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며 “발열이 심하거나 수액치료로 호전이 없는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대개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