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00명당 1명 수준으로 발병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인 유전성 림프부종을 일으키는 특이 유전자 변이 패턴이 국내환자에서 발견되어 근본적인 치료법을 찾는 중요한 임상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림프부종은 면역 체계를 이루는 림프구의 생성과 순환, 영양 성분과 노폐물을 운반하는 제2의 순환계로 불리는 '림프계'가 수술이나 감염, 유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서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며 패혈증이나 피부 농양과 궤양은 물론 피부 괴사에 이를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유전성 림프부종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유전자 치료법이 없고 연구도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영상의학ㆍ핵의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유전성 림프부종에서 한국인 유전 변이 패턴을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는 서양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유전자인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이 CELSR1 유전자는 모계에서 유전변이가 한 가지였다가 자녀에서 두 가지로 나타나는 등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증상 양상도 기존 서양환자 대상 연구와 달랐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주로 출생 시기에 발병하고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에 국한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은 성인기 이후 발병 비율이 높고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유진 교수는 "유전성 림프부종 완치법은 아직 없지만 증상을 조기에 완화하는 치료를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환자 삶의 질이 향상된다"며 "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에 대한 후속 연구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원인을 규명해 근원적인 치료법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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