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올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항균제 내성을 가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발생률이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 연구팀은 2000~2019년 20년 동안 연구된 2만7,408개 샘플을 대상으로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비율을 조사하는 메타 분석 연구를 수행, 서태평양 지역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고 11일 밝혔다.

세균성 폐렴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소아에게 많이 생기고 3~7년을 주기로 유행한다. 지역사회 폐렴의 최대 40%를 차지한다. 보통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1차 항균제인 ‘마이크로라이드’를 투약해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마이크로라이드의 치료 효과가 듣지 않는 이른바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항균제가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무기폐(폐가 쪼그라듦)와 흉막삼출(흉막에서 체액이 나오며 숨이 차는 병), 기흉과 같은 다양한 폐 합병증을 일으킨다.

연구팀 분석 결과, 전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가운데 항균제(마이크로라이드)에 내성이 있는 비율은 세계적으로 2000년 18.2%에서 2010년 41.0%, 2019년 76.5%로 계속 늘고 있다. 지역별로 분석하면 서태평양 지역에서 53.4%로 동남아시아 지역(9.8%)이나 아메리카 지역(8.4%)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서태평양 지역 내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대만 다음으로 항균제 내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접국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A2063G’ 변이와 가장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비롯해 성인보다 소아 연령대에서 더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는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10여 년 전부터 항균제가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세계적인 증가 추세에 있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며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교훈 삼아 예방‧치료 전략을 사전에 마련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