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 전체 암 1위는 피부암…발바닥‧손톱 밑 잘 안 보이는 곳도 살펴야

피부암은 우리나라에선 흔하지 않은 암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 적지 않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 자료를 보면, 2019년에 발생한 피부암은 남녀를 합쳐 연 7,17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8%를 차지했다. 이는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다.

인구 고령화로 계속 늘고 있는 피부암

서양에서는 전체 암에서 피부암이 가장 많다. 서양인은 자외선을 방어하는 멜라닌 색소가 동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피부암 발병 위험도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도 피부암에 안심할 수 없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피부암 발생률이 두 배 이상 폭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2983명에서 2021년에는 29,459명으로 최근 5년 동안 무려 40% 늘었다.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자외선이 누적돼 피부암 발생도 증가하는 것이다.

자외선에 지속 노출로 피부암 발생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은 유전자 정보가 담겨 있는 DNA에 손상을 입혀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자외선은 크게 자외선 ABC로 나뉜다. 이 가운데 피부암 발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AB. 자외선 C는 파장이 짧아 햇빛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외선 B는 직접 DNA에 변성을 일으키고, 자외선 A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피부노화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DNA를 손상시켜 발암 가능성을 높인다.

피부에 생기는 양성악성종양 정확하게 구분해야

피부에는 이런저런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이 생긴다. 이를 구분하면 피부암을 조기 발견하고 완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악성종양에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악성흑색종카포시육종파젯병균상식육종 등이 있다. 전체 피부암 가운데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보웬병 포함)이 약 85%, 악성흑색종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악성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전이율이 높아 사망률이 높다. 이에 비해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전이율이 낮아 생존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5~2019년 피부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악성흑색종 63.9%, 기저세포암 103.3%, 편평세포암 89.3%였다.

악성흑색종 손발가락발바닥얼굴에 많이 생겨

기저세포암은 주로 얼굴에, 특히 얼굴에서도 코와 뺨에 많이 생긴다. 하지만, 기저세포암이 꼭 얼굴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100명 가운데 20~30명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얼굴 외의 다른 부위에 생긴다. 머리카락이 난 두피에 발생할 수도 있다. 주로 고령자에게 많고, 50대에서도 나타난다.

편평세포암은 얼굴과 손등아랫입술귓바퀴에 잘 생긴다. 모양은 결절판과 사마귀궤양 등 여러 가지 형태를 보인다. 이에 비해 흑색종은 손발가락발바닥얼굴정강이에 많이 침범한다. 특히 손톱 아래에 생기면 손톱에 세로로 까만 줄이 나타난다. 흑색종은 특히 30~40대에 많다.

점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비대칭에 경계도 불규칙

일반적으로 지루각화증, 즉 검버섯을 피부암으로 걱정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피부암에는 특징이 있다.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보통 점과 확연히 다르다. 종양 부위가 움푹 패이고,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나는 등 궤양처럼 보인다. 이러한 궤양이 치료해도 잘 낫지 않으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

크기가 커지거나, 자세히 보면 잿빛 푸른빛을 띠기도 한다.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제거한 뒤에 재발하면 피부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악성흑색종은 피부암들과는 다른 유형이다.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과 유사하다. 하지만, 병변이 대칭적이지 않고, 경계가 불규칙한 것이 특징이다.

또 색깔이 다양하고, 직경이 0.6이상이면서 점이 있는 부위가 가렵고, 헐면 흑색종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래 모양에서 더 커지거나 또 다른 점이 생긴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재발 방지 위한 완전 절제와 피부 재건도 중요

피부암은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병리과에서 1차적으로 조직을 확인하지만, 피부과 의사가 추가적으로 조직을 확인해 피부암의 조직학적 아형과 침범 깊이 등을 추가로 진단한다. 치료는 1차 수술로 암조직을 제거한다. 이때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 절제해야 한다. 또 미용기능적으로 피부를 재건하는 것이다.

수술 이외에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이나, 소파술냉동방사선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이 있다. 1차 수술이 어려울 때 시행하지만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악성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원한다. 종양 두께가 1이상 되면 전이가능성을 고려해 주위 림프절을 함께 떼어내거나 항암제를 쓰기도 한다.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관건, 자외선 차단제 필수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무엇보다 자외선 노출을 줄여야 한다. 야외활동을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외출 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한다.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된다. 어려서부터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흐린 날에도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심하면 안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특히 피부에 신경을 덜 쓰는 남성들은 반드시 자외선을 유념해야 하고, 피부암 조기 발견을 위해 자신의 피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피부에 궤양 같은 점이 있는지, 발바닥이나 손톱 같이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 검은 점이 생겼는지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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