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심부전 환자가 심장을 이식받을 때, 성공적인 심장이식을 위해 수혜자에게 적합한 공여자 심장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공여자와 수혜자 간 심장 크기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적합한 심장을 선택하는 기준은 체중이었다. 공여자와 수혜자의 체중을 맞춰 심장이식을 진행했다. 한편 심장 크기는 체격에 따라 다르다. 체중은 체격뿐만 아니라 비만 정도에도 영향을 받는 지표다. 체중에만 근거해 심장 크기를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심장이식에서 공여자와 수혜자 간 심장 크기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발표했다. 이번 연구로 심장이식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주목된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강석민‧오재원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윤민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심장이식에서 심장 크기 지표를 사용하면 공여자와 수혜자 간 심장 크기 차이를 최소화해 심장이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장기이식코호트 사업 ‘KOTRY’(Korean Organ Transplant Registry)에 등록된 심장이식 환자 660명을 대상으로 공여자와 수혜자 사이의 심장 크기 차이에 따른 심장이식 생존율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공여자와 수혜자 사이의 심장 크기 차이가 적합한 경우와 적합하지 않은 경우를 ‘체중’과 ‘심장 크기 지표’를 근거로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눠 각 군의 심장이식 후 1년 사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체중’에 근거해 차이를 분석하면 두 군에서 심장이식 후 사망률의 차이가 없었다. 이에 비해 ‘심장 크기 지표’를 근거로 차이를 분석하면, 공여자와 수혜자의 심장 크기 차이가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서 사망률이 적합한 환자군에 비해 50% 높게 나타났다.

심장 크기 지표 차이가 부적합한 환자군의 1년 사망률은 14.8%, 적합한 환자군의 경우 9.7%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사망률의 차이는 수혜자의 체질량지수(BMI)가 25보다 작으면 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서양에서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체중 이외에 키‧성별을 이용해 심장 크기를 추정하는 ‘심장 크기 지표’(PHM, Predicted Heart Mass)를 사용한다. PHM을 이용하면 심장이식 후 생존율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서양인과 체격 조건이 다른 동양인에게 PHM을 사용하면 심장이식 환자 생존율에 도움이 되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강석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양인에서 근거가 없던 심장 크기 지표의 유용성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심장 크기 지표를 이용하면 더 적합한 공여자를 찾아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어 실제 심장이식 공여자 선택에 빠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심폐이식학회 학술지 <The Journal of Heart and Lung Transplantaion(IF 13.569)>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