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공동연구팀
유전자 ‘카스파제-10’ 관여, 치료제 개발 기대

자가면역 간 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간세포를 병원체로 판단해 스스로 염증을 만드는 병이다. 전체 간 질환에서 5% 정도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Primary Biliary Cholangitis)은 문맥 내 염증과 간 내 담관 손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이로 인한 간세포 파괴와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으로 이어진다.

PBC 발병 기전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PBC의 유전 요인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와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도소희 교수, 연세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신새암 교수,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박상훈 교수 공동연팀은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과 카스파제-10’(caspase-10) 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

연구팀은 PBC 발병과 연관된 유전 요인 규명을 위해 같은 가계(家系) 4명의 모든 자매가 PBC로 진단된 가계를 대상으로 유전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매들의 카스파제-10’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외 별도 PBC 환자 62명의 염기서열을 분석에서도 카스파제-10’ 변이가 일반인보다 10배 높은 빈도(P=0.002)로 관찰되는 것을 밝혔다.

카스파제는 세포 사멸이나 염증자가면역에 관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의 일종이다. 종양 발생과 자가면역 질환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카스파제-10’의 경우 인체 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카스파제-10’PBC 발병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활용했다. ‘카스파제-10’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기능이 잘 알려진 카스파제-8’을 제거한 세포주와 카스파제-10’ 유전자를 제거한 세포주를 들어 차이점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카스파제-8’과 달리 카스파제-10’은 대식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화 후에는 염증성 세포사멸 과정을 강하게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파제-10’ 유전자가 제거된 대식세포에서는 간 섬유화가 촉진될 수 있고, PBC 치료 약제로 승인된 우르소데옥시콜산과 오베티콜릭산을 투약하면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식세포에서 카스파제-10’ 기능의 결함이 PBC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한 연구라며 기존 약제에 치료 반응이 없는 PBC 환자를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utoimmunity>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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