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1억 5천, 데미무어 4억 5천, 오프라 윈프리 7억. 그녀들이 전신성형을 위해 투자한 돈이다. 1997년 할리우드 영화 `페이스 오프`는 인간이 성형수술을 통해 변신할 수 있는 최고 경지를 보여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속 니컬러스 케이지와 존 트라볼타는 첨단 의학으로 서로 얼굴을 통째로 떼어내 맞바꿔 이식한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성형수술을 통한 한 여자의 환골탈태를 전제로 깔고 시작한다. 현대의학의 자비를 받으신 분은 다름 아닌 뚱녀 강한나. 그는 전신 성형을 통해 남자들에게는 환호를, 여자들에게는 질투를 받는 섹시한 미녀 '제니'로 변신한다.


'아내의 유혹'에 이은 막장 유혹 시리즈 '천사의 유혹'

 최근 방송가에는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이 바로 그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배신당한 남자가 있다. 아내의 음모로 교통사고을 당하고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다 화상까지 입었다. 가까스로 깨어난 남자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성형을 감행했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아내 앞에 다시서서 복수를 시작한다. 극중 아내에게 배신당한 남편 신현우는 전신성형을 통해 안재성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현우의 이런 변신은 지난 '아내의 유혹'에서 구은재가 얼굴에 점을 찍고 화장, 패션만 달리해 다른 사람을 연기한 것에 비해 전신성형 설정으로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앗, 이렇게 빨리 바뀌어있다니!

 이러한 전신성형은 의학적으로는 가능한 이야기일까? 정답은 '가능하지만 보편적으로 실시되지는 않는다'이다. 그 이유는 환자의 안전과 비용 문제 때문이다. 일단 수술로서 제거할 수 있는 부위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운동과 함께 환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단시간 내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는 단지 영화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함일뿐 시일을 두고 부분 성형을 여러 차례 실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전신 성형수술은 얼굴, 가슴, 다리 등 모든 부위에 세밀한 시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회복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골격과 근육을 변형시키는 시술이 대부분의 과정을 차지하므로 고난이도의 수술 기술을 요구한다. 키를 늘이거나 얼굴크기를 작게하는 등 뼈를 직접 변형시키는 시술은 어려운 편이다. 근육의 경우 골격 성형보다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며, 지속적인 운동 등 수술 외적인 요소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안면 이식을 포함하여 피부이식 수술은 대부분 면역 거부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편이라 상당히 어려운 수술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서 안면 이식 수술이 성공한 사례가 나오는 등 향후 상용화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통 죽은 사람의 안면을 이식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의학적으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나 윤리적인 면에서 또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성형외과에서 시술 가능한 성형 부위를 모두 수술 받으려면 약 1억 원 가까이 소요된다. 엄밀히 말하면 전신성형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 수술을 일일이 돌아가며 받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가장 흔한 쌍꺼풀과 앞트임 수술의 경우 통상 100~15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코끝성형이나 콧대성형은 200만~400만 원, 안면윤곽과 페이스라인 등은 500~600만 원 정도 소요되며 가슴성형의 경우 600~800만 원, 지방흡입은 허벅지의 경우 400~600만 원, 복부 지방흡입은 300~500만원 가량이 든다. 인상을 바꿀 수 있는 주요 부위를 성형하는 데만 최소 3000만원 내외가 소요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고비용의 피부이식 + 몇가지 옵션만 더 붙이면 1억은 훌쩍 넘는 돈이 소요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현실화 시켜준다는 매력적인 요소와 평생의 콤플렉스까지 사라지게 해 정신건강까지 맑게 해준다는 미용성형수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성형수술을 하고자 하는 많은 수요 때문에 성형의학과 성형산업의 발전을 가져다주는 기형적인 구조속에 최첨단 의학으로 각광받게 됐다. 허나 빈번히 터지는 성형 부작용과 후유증은 간간히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더군다나 인위적인 방법으로 내 몸 전체를 바꾸는 작업인 전신성형과 같은 과도한 변신에는 매우 큰 고통이 따르며, 자칫 정체성 혼란을 야기하고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전신성형이 주로 복수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이긴 하지만, 변신에 대한 판타지를 넘어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성형수술만으로 자신을 바꾸기 보다는 자신의 신체적 매력에 대한 긍정적 부분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가꾸는 것이 훨씬 건강하고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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