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회복해도 4명 중 1명 이상 실어증 겪어…초기 언어재활 치료해야

어느 날 갑자기 말하는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실어증환자다.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말을 못하게 됐을까. 대부분 실어증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난다.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많다.

실어증은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손상돼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발음장애처럼 구강구조에 문제가 있거나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와는 다르다. 실어증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뇌 중추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손상된 영역에 따라 베르니케 실어증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눈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존재한다. 이 부위가 망가지면 말은 하지만 의미가 없는 단어를 나열한다. 또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남의 말을 이해하긴 하지만 말을 하거나 쓰는 게 어렵고,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말수가 적어진다.

실어증은 뇌졸중으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죽는다. 실어증은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후유증이다.

또 뇌종양과 치매‧낙상‧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도 실어증이 올 수 있다. 구체적으로 뇌에 종양이 생겼을 때 종양을 제거하면 주변부 언어중추가 눌려 손상되거나 해당 부분이 제거돼 실어증이 생긴다.

실어증은 치매와 우울증무감동과 혼동될 수 있어 구분해야 한다. 치매 초기는 언어기능만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단어 생각이 잘 나지 않고, 문법적인 오류가 있을 때 실어증으로 혼동할 수 있다.

외상성 뇌손상에서도 우울감무감동의욕저하가 나타난다. 전두엽에 생긴 외상에 더 흔하다. 사용하는 단어는 정상적이지만 상대방 질문에 반응이 없거나 매우 적어 실어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때 한국판 실어증 평가도구’(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보스턴 이름 대기 검사’(K-BNT) 등의 언어평가와 치매를 감별하기 위한 인지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CTMRI 검사도 진행한다.

언어재활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뇌 자극치료와 약물언어치료를 복합적으로 하면 언어 회복이 빠르다. 뇌졸중 후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치료 회수와 치료시간에 비례해 효과 정도가 차이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 3개월에 가장 많이 회복된다. 하지만 6개월 이후에도 회복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도 증진 시킬 필요가 있다. 기억력은 언어로 된 것과 비언어로 된 것이 있다. ‘얼마나 단어 수를 기억하느냐,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는가?’ 등과 같이 언어와 관련된 언어기억 작업치료를 포함한 인지재활치료를 포괄적으로 같이 해 주는 것이 좋다.

언어재활치료는 언어치료와 뇌자극치료약물치료로 나눈다.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의 주변부나 반대쪽 뇌를 자극해 기능을 살리는 것이다. 도로가 파손되면 다른 도로를 개척해야 되는 것과 원리가 같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가장 안타까운 것은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환자도 이해가 안 되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초기부터 실어증을 인식하고, 재활의사언어재활사작업치료사 등 다학제 관점에서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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