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하복통과 함께 발열‧설사‧혈변…변비 등 대장 내압 증가 원인

# 직장인 김모(38)씨는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팠다.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혹시 맹장염이 아닐까싶어 급하게 택시를 타고 병원 응급실을 갔다. 김 씨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생소한 이름의 진단을 들었다. 바로 대장 게실증이었다.

대장 게실증은 대장 점막과 점막 하층이 탈출해 생기는 작은 주머니를 말한다. 대장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장벽이 약한 부위에서는 대장 점막이 바깥쪽으로 밀리며 주머니가 생긴다. 우측과 좌측 대장 모두에서 생길 수 있다.

지금껏 한국인에서 대장 게실증은 서양에 비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 변화와 검사 방법 발달로 대장 게실증 발견이 많아지고 있다. 정확한 비율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단일 기관 연구 등에서 5.5~12%로 보고된 바 있다.

대장 게실증은 장벽의 선천성 유약에 의한 원인과 식생활‧변비, 대장 내압 증가,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생긴다. 이 가운데 섬유질이 부족해 생기는 변비가 대장의 압력을 높여 게실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 비만‧운동부족은 게실 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고, 음주‧흡연은 게실 질환과 관련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 게실염은 게실 입구가 대변이나 오염물 등으로 막힌다. 이때 세균 증식으로 미란과 염증이 생겨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파급되거나 미세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대장 게실염은 복통이 대표 증상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우측 또는 좌측 복부 통증을 느낀다. 보통 우측 게실염이 많다. 여기에 발열설사변비혈변도 함께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출혈천공에 의한 복막염누공, 대장 주위 농양, 장폐색이 생길 수 있다.

게실염은 혈액검사와 복부 CT로 진단한다. 대장 내부 상황을 모두 파악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는 게실염 치료 1~2개월 뒤 검사를 받아 게실 외 다른 질환이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게실염은 장염과 유사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금식으로 장에 휴식을 주거나,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며 항생제를 투약한다.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고, 경구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며 치료한다. 가벼운 정도의 게실염은 입원하지 않는다. 다만, 복통이 심하거나 고열이 동반되고, 면역이 떨어진 환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홍진헌 과장은 많은 환자들이 우측 하복통으로 맹장염으로 오인하다 진찰 결과 급성 게실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게실염은 게실이 있다고 반드시 발생하지 않으나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이 있는 만큼 하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참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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