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 자각 증상 없이 악화…코로나 이후 이어폰 사용 증가 탓

버스나 지하철 대중교통을 타서 보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귀에 유무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선 이어폰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소음성 난청이 젊은층에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무선 이어폰 사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온라인수업이 늘면서 10~20대를 중심으로 일상이 됐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중장년층까지 이어폰 사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4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80분 이상 음악을 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난청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393,000명 수준에서 코로나19 이후 2020년에는 637,000명으로 24만 명이나 증가했다.

소음성 난청은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더 주의해야 한다. 평소 음량을 크게 듣는 사람은 난청이 서서히 진행되는 것을 모른다. 나쁜 습관을 지속하다가 난청이 심해진다. 소음성 난청이 생기면 초기에는 고음을 잘 듣지 못한다. 이때는 말귀를 잘 못 듣는 것 외에 일상에 특별한 불편이 없을 수도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중저음도 잘 안 들려 시끄러운 곳에서는 상대 목소리를 못 듣고 ? 뭐라고? 다시 말해봐와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된다. 잘 안 들리면 이어폰이나 음향기기 음량을 더 높여 듣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 속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소음성 난청 주요 증상에 이명도 있다. 이명은 조용한 곳에서도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한 상태다. 외부에서 청력 자극이 없어도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잡음이 들린다고 호소한다. 이명이 생기면 수면이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청각세포 손상은 통상 90dB 정도 소음에 노출되면 발생하기 시작한다. 지하철버스 같은 장소에서 음악영상 감상을 위해 주변 소음을 뚫을 정도로 이어폰 볼륨을 높이는 경우가 해당된다.

일시 소음 노출에 의한 청각세포 손상은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큰 소음에 반복장기간 노출되면 영구 난청을 유발한다. 나이가 들면서 청력감소가 본격 시작하면 노년에 이르기 전 중장년에 이미 일상 속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긴다. 노년에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젊은층에게 생긴 소음성 난청이 더 위험한 이유다.

평소 난청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음향전자기기의 최대 볼륨은 50% 이하로 듣는 게 좋다. 스마트폰의 경우 15단계 정도로 볼륨 조절이 가능하다. 85dB에 해당하는 10단계를 넘어서면 경고 메시지가 뜬다. 경고 메시지가 뜨기 전 음량으로 들어야 한다.

음악영화강의 등 음향기기를 오래 사용할 때는 1시간 사용 후 10분 정도 쉬어야 한다. 평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음 75dB 정도라도 하루 6시간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용하는 이어폰 종류도 소음성 난청에 영향을 미친다. 귓구멍을 꽉 막거나 귀를 덮는 헤드폰 같이 외부 소음을 막는 형태의 이어폰이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최근 개발된 소음제거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도 청력 보호에 도움을 준다.

난청은 원인에 따라 치료를 다르게 한다. 중이염에 따른 전음성 난청은 항생제로 감염을 치료한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면 수술 치료 또는 골전도 보청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청력 재활이 필요하다면 보청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는 난청을 조기에 발견해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난청에 대한 자각증상이 없는 한편 경각심도 낮아 문제가 될 수 있다청소년 시기 난청이 없더라도 3~4년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