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장진우 교수팀, 뇌 보호하는 뇌혈관장벽이 약물 전달 막아
뇌혈관장벽 개방 시 항체 치료제 전달률 8.1배 ↑…인지기능 개선

치매는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쌓이며 뇌세포를 파괴해 발생한다.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일시로 열어 치매 항체 치료제의 전달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와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김혜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치매 유발 생쥐의 해마 부위에 위치한 뇌혈관장벽을 고집적 초음파로 개방해 항체 치료제 전달률을 8.1배 향상시켰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임상에서 사용되는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로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약물이다. 하지만, 치료 효과를 위해 고용량을 투약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임상에서 아두카누맙을 사용하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항체 치료제 등 약물을 고용량 투약해야 하는 이유는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 때문이다. 뇌혈관장벽은 인체 내에서 세균 등 독성 물질을 거르는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오히려 치매 항체 치료제 약물 전달을 방해하는 역기능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광범위한 전두엽의 뇌혈관장벽을 초음파 수술로 안전하게 개방하는 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동시에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는 물론 행동심리검사에서도 일시적이지만 치매 환자의 증상 호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후속 과제 진행이었다. 연구팀은 치매 유발 생쥐의 뇌혈관장벽을 초음파 개방수술을 이용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항체 치료제의 안전효과성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치매 유발 생쥐의 뇌혈관장벽을 초음파로 개방수술만 한 그룹과 항체 치료제인 아두카누맙 투약만 한 그룹, 뇌혈관장벽 초음파 개방수술과 아두카누맙 투약을 동시에 같이 한 세 그룹으로 나눠 실제 치매 증상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했다.

뇌 해마 부위로 아두카누맙이 전달된 양을 조사한 결과, 뇌혈관장벽 개방수술과 투약을 같이 한 그룹에서는 투약만 한 그룹보다 전달량이 8.1배 높았다. 아두카누맙이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한 양은 뇌혈관 장벽 개방수술과 투약을 같이 한 그룹에서 투약만 한 그룹보다 2배 정도 높았다. 뇌혈관장벽 개방수술만 한 그룹은 투약하지 않았어도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를 보였다.

Y-미로 검사를 통해서 뇌혈관장벽 개방과 함께 투약한 그룹에서는 대조군(치매 생쥐)에 비해 인지기능이 40% 정도 호전된 것을 관찰했다. Y-미로 검사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는 쥐의 습성을 이용해 쥐가 세 갈래 길에서 얼마나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길로 가는지를 관찰하는 인지기능 확인 실험이다.

연세의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이미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뇌혈관장벽 초음파 개방수술과 아두카누맙과 같은 새로운 치매 항체 치료제를 병행하는 임상 연구를 조만간 이어갈 계획이라며 고집적 초음파 수술을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수술은 불치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치매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신경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 IF 9.883>에 실렸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