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암 발생 건수는 모두 25만4,718건이다. 이 가운데 위암은 2만9,493건으로 암 발생 순위 3위(11.6%)를 기록했다. 특히 위암은 남성 암 발생 가운데 1만9,761건(14.7%)으로 2위, 여성은 9,732건(8.1%)으로 4위에 올랐다.

다행히 위암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암은 여전히 우리나라 암 발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평소 위암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도중 교수에게 위암의 원인과 치료‧예방법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사람 몸속 위에는 위선암과 간질성 종양, 림프종 등 악성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위선암을 흔히 ‘위암’으로 부른다.

위암 병기는 위벽 침투 정도와 림프절‧원격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4기로 구분한다. 1기는 위암이 굉장히 얕게 침범한 상태로 림프절 전이가 거의 없다. 이에 비해 3기 정도 되면 암의 깊이가 깊어 위벽을 뚫고 나오거나 림프절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다. 원격 전이가 있다면 4기로 분류한다.

짜거나 탄 음식을 먹는 식습관이 가장 대표적인 위암 발병 요인이다. 우리나라 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1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000㎎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3,477㎎이다. 양념류와 김치‧장아찌와 같은 염장 채소, 라면 등은 염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다.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대표 원인에 ‘장상피화생’도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고유한 상피세포에 염증이 발생, 위 상피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상피세포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률을 10배까지 높인다.

궤양 천공으로 위와 소장을 이어주는 수술을 받았거나 고도이형성을 동반한 용종이 있어도 위암 전구병변이 될 수 있다. 또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필수영양소 결핍도 위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초기 위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위암 의심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진행된 위암은 구토나 급격한 체중 감소, 토혈‧혈변 등을 유발한다. 이때는 위암이 굉장히 많이 진행된 경우다. 초기 의심 증상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위암을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에 기생하며 강한 위산을 분비하는 대표 균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만성적으로 작용하면 세포를 파괴하고, 독소를 유발해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 이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 내시경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이 나오면 위장관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은 위내시경 검사다. 위장조영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아주 초기 위암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내시경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인 진단 방법이다. 병변이 있으면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암을 절제하는 수술 치료가 우선이다. 과거에는 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아전 절제’나 모두 절제하는 ‘전 절제’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최근 조기 위암이 증가하면서 암이 작고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만큼 반 정도만 절제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 하거나 수술 후에도 진행암으로 나오면 항암치료를 한다. 또 국소적으로 재발 혹은 진행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한다.

예전에는 명치 아래부터 배꼽 밑까지 절개를 통해 수술을 했다. 하지만, 최근 구멍만 뚫는 복강경 수술이나 3D 영상을 사용하는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의심되는 병기에 따라 수술 방법을 선택한다. 개복수술보다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회복이 더 빠르다.

위암이 많이 커지면 주변 장기를 침범한다. 해당 장기를 함께 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만약 췌장 머리 부분 등에 침범했으면 절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 폐‧간‧복막‧뇌‧뼈 등 원격전이가 있으면 수술로 위를 뗄 수는 있지만 전이된 부분은 제거를 못 해 수술의 의미가 없다.

위암 수술 후 가장 큰 변화는 체중 감소다. 전 절제의 경우 많게는 10~15kg까지 감소한다. 이로 인해 철결핍성 빈혈이나 골다공증, 여러 영양소의 결핍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B12 비타민의 결핍으로 생기는 ‘거대적아구성빈혈’ 또는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