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가 박정훈 박사팀이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에서 발생하는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해 암 사멸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체렌코프 효과는 195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러시아 과학자 체렌코프 박사가 발견한 현상으로,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가 물 속을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운동할 때 빛이나 X선을 방출하는 효과다. 원자로 수조가 푸른 빛을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약 100나노미터 크기로 만든 산화티타늄 나노입자 내부에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넣은 뒤 나노입자 표면을 생체단백질인 트랜스페린으로 코팅하고 트랜스페린 외부에 산화망간을 첨가해 암세포 근처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나노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산화티타늄과 산화망간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왼쪽 그림 : 내부는 산화티타늄, 외부는 산화망간으로 만들어 활성산소를 이중으로 방출하는 나노물질 구현, 오른쪽 그림 : 마우스 종양 모델을 통한 지르코늄-89가 도입된 티타늄-망간 나노물질의 암 억제 효과 / 논문 발췌
왼쪽 그림 : 내부는 산화티타늄, 외부는 산화망간으로 만들어 활성산소를 이중으로 방출하는 나노물질 구현, 오른쪽 그림 : 마우스 종양 모델을 통한 지르코늄-89가 도입된 티타늄-망간 나노물질의 암 억제 효과 / 논문 발췌

나노물질 내부의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입자는 영상진단에 사용되며 체렌코프 효과를 유발한다. 또 여기서 발생한 자외선에 의해 산화티타늄에서 활성산소가 생기며 산화망간은 암세포 주변의 약한 산성 조건과 체렌코프 효과에 의해 분해돼 활성산소를 방출하게 된다.

나노입자를 둘러싼 생체단백질 트랜스페린은 나노물질이 서로 붙지 않게 막아 100㎚ 크기를 유지하고 나노물질과 암세포를 잘 부착시켜 활성산소가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과 나노기술을 융합해 암을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선 변환 기술을 증명할 수 있었으며 대장암 세포주 외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세포주를 이용해 전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지르코늄-89에서 방출하는 감마선을 자외선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해 방사선 변환 기술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며 “기초연구 분야에서의 활용과 향후 연구 분야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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