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에게 듣는 고혈압 정의‧치료‧예방법

국내 보건의료 통계를 보면 만 30세 이상 인구의 30%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고혈압 발생률은 연령 증가와 비례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은 65.2%에 이른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소리 없이 병을 만든다고 해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약 60%와 뇌졸중의 90%는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한다.

혈압을 조절해 이러한 질환들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에게 고혈압의 정의와 예방치료법까지 자세히 들었다.

Q1. 고혈압이란?

혈압은 심장이라는 펌프가 온몸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이다. 사람의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일정 압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심장이 더 많이 뛰거나 혈관이 좁아지면 피의 압력이 높아지는 고혈압이 생긴다.

18세 이상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 되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고혈압이 진단되면, 심장병 위험 또한 2배가량 증가한다.

Q2. 고혈압을 나누면?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특정한 원인 질환 없이 나이체중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되어 생기는 고혈압을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나머지 10%의 고혈압 환자는 한 가지 특정 원인으로 생기는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한다. 심한 코골이나 부신 기능 항진, 콩팥 기능 저하 등이 이차성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다. 고혈압과 관련된 위험 인자에는 가족력과 음주흡연고령운동부족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있다.

Q3. 고혈압이 있으면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대개 고혈압 초기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장기에 합병증을 일으킨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뇌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 증가한다. 만성콩팥병 또는 요독증 유발과 시력 저하, 말초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Q4. 혈압을 바르게 측정하는 방법은?

혈압을 측정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허리를 편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 좋다. 이후 팔을 적절히 구부려 혈압계로 2회 이상 측정한다. 팔을 쭉 펴거나 주먹을 쥐면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아침저녁 각 한 번씩 측정해 비교해 보는 것이 권고된다. 통상 저녁은 아침보다 20~30mmHg이 높다. 진료실 혈압인 140/90mmHg에 상응하는 가정 혈압 값은 이보다 약 5mmHg이 낮은 135/85mmHg으로 알려져 있다.

Q5. 고혈압은 어떻게 치료하나?

고혈압 치료의 1차 목표는 혈압을 수축기 140mmHg, 이완기 90mmHg 미만으로 떨어뜨려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당뇨가 있거나 콩팥 상태가 좋지 않으면 더 철저한 관리로 수축기 13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치료는 한 가지 약제만 사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가지 이상 약제로 상호 보완하는 약물병합치료가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체중을 5감량하거나 염분 섭취를 반으로 줄이면 혈압약 1알 분량의 혈압조절 능력을 가져 혈압약의 효과를 훨씬 키울 수 있다. 좋은 생활습관은 고혈압 발생을 예방할 뿐 아니라 복용하는 약의 용량 혹은 개수를 줄이는 기회를 준다.

최근 초음파나 전자기를 이용해 콩팥 혈관을 섭씨 60도 정도 되는 열로 지져서 긴장 호르몬(교감 신경)의 작용을 완화시키는 전극도자절제술이 개발됐다. 이 시술은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도 고혈압 환자에게 시행된다.

Q6. 고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다가 혈압이 조절돼 약제를 끊은 환자의 70%에서 고혈압이 다시 생긴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결국 고혈압 약제는 70%의 확률로 평생 먹어야 한다.

이에 비해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혈압약 복용을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 염분 섭취량 감소에 신경 쓴다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약제 복용량 감소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Q7. 생활하면서 고혈압 예방법은?

고혈압은 예방이 어려울 수 있으나 가능하다. 우선 소금국물 등 염분 섭취를 낮춰 싱겁게 먹는 습관은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도 혈압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폐기능과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해 고혈압 환자에게 유익하다. 이외에도 흡연이나 음주는 혈압 상승과 심뇌혈관 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다. 금연과 절주는 고혈압 예방에 필수다. 결국, 고혈압 예방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을 막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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