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향년 60세로 작고…뇌종양 등 합병증으로 30년 넘게 투병
부정맥‧심부전 발병률 높아…일반인보다 당뇨병 6.91배, 고혈압 4.21배↑

여자농구 전 국가대표 김영희씨가 지난달 31일 향년 60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87년 88올림픽에 대비해 선수촌에서 훈련하던 중 쓰러져 뇌수술을 받은 바 있는 김씨는 ‘거인병’으로 불리는 희귀질한인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고 코트를 떠났다.

뇌종양 등 말단비대증에 의한 합병증으로 30년 넘게 투병생활을 이어온 김씨는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유튜브 등을 통해 힘든 투병생활을 전해오기도 했지만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김씨가 앓아온 말단비대증은 어떤 질병일까.

말단비대증은 발생률이 100만명당 3.44명인 내분비계 희귀질환이다. 

성장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신체 말단의 뼈가 과도하게 증식함으로써 손, 발, 코, 턱, 입술 등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특이한 얼굴 생김새가 나타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한다.

대한내분비학회 'FACT SHEET 2022'에 따르면 말단비대증의 경우 동일 연령 및 성별 대비 사망 위험도는 1.7배이며, 동반 합병증 발생 위험도도 당뇨병이 무려 6.91배, 고혈압은 4.21배, 악성종양 3.48배, 부정맥 3.02배로 매우 높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환자 중에 살이 찌지 않았음에도 신발이 작아졌다고 호소한 환자가 있었다"며 "말단비대증 환자들의 경우 손과 발도 굵어지기 때문에 점점 신발이 작아질 수 있다. 급격히 변하는 게 아니라 5년, 10년에 걸쳐 변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옛날 사진을 꺼내 비교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고 체중이 늘어서 신발 사이즈가 변하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체중에 변동이 없는데 신발 사이즈가 자꾸 커진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이러한 경우에는 말단비대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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